동양증권배의 향방-국내無冠 조훈현 세계王冠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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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조훈현(曺薰鉉)9단은 「94년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제자 이창호(李昌鎬)7단에게 무너져 국내 무관(無冠)이 된 曺9단이 20일 세계4대기전의 하나인 동양증권배 준결승전에 나선다.준결승전의 대진은 曺9단對 중국의 마샤오춘(馬曉 春)9단,일본의 야마시로 히로시(山城宏)9단對 중국의 녜웨이핑(섭衛平)9단.롯데호텔(소공동)3층 아테네가든에서 20일(1국),22일(2국),24일(3국)3일간 3번 승부로 펼쳐진다.
曺9단의 처지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그는 지난해에도 겨울동안 벌어진 이창호와의 사제대결 27번기에서 처참히 무너진뒤 피투성이의 몸으로 세계대회 정복에 나섰다.동양증권배에선 이창호의 천적인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을 꺾고 우승해 팬들을열광시켰고,후지쓰배에선 유창혁(劉昌赫)6단을 제치고 우승했다.
모두들 『조훈현의 시대는 갔다』고 말할 때 그는 예상을 뒤엎고세계기전을 휩쓸었으며,세계 4대기전을 모조리 석권한 최초의 인물이 됐다.
올해도 曺9단은 이창호와의 사제전쟁 25번기에서 현재 5승13패를 기록하며 5개기전의 타이틀매치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다.이처참한 상황에서 曺9단이 다시한번 불굴의 정신력으로 세계 최고봉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 바둑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들도 모두 이 대회를 노리며 칼날을 갈아온사람들.31세의 馬9단은 중국의 실력 1인자.37세의 야마시로9단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서봉수(徐奉洙).조치훈(趙治勳).
유창혁을 연파,새로운 한국킬러로 떠오른 강자다.섭9단 은 이번이야말로 세계대회 무관인 중국바둑이 우승컵을 거머쥘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대회를 학수고대해왔다고 한다.曺9단의 준결승 상대인 馬9단은 기풍이 曺9단처럼 빠르고 날렵한 형.전투력은 약간처지지만 끝내기에 강하다.
서봉수 9단등 전문가들은 『曺9단과 섭9단이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승세의 馬9단을 요주의 인물로 경계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1억원.모든 대국은 KBS-2TV가 생중계하고,대국마다 당일 오후2시부터 현장에서 무료공개해설회가 열린다.
朴治文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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