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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歷試] “일본에 대한 상식을 바꾸는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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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 것이 가장 크고 좋은 줄 알았는데,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 같다.”(임희준·대일외고 1년)

“일본의 건축 문화재가 이렇게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줄 몰랐다.”(김한결·경주 양남중 3년)

제3회 ‘역시(歷試·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성적 우수자 일행 37명이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을 다녀왔다.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주제로 한반도에서 전해진 유적이 많은 오사카(大阪)·교토(京都)·나라(奈良) 일대를 답사했다.

역시는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유영렬)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한국사 대중화 프로그램이다.

고대 한반도에서 이주한 이들의 손길이 스며 있는 불교유적인 고류지(廣隆寺)·도다이지(東大寺)·호류지(法隆寺) ,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의 역사 자료가 전시돼 있는 오사카성, 역대 일왕들이 살았던 교토고쇼(京都御所) 등이 주요 답사 코스였다.

답사단(단장 고혜령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일행은 "일본에 대한 피상적 상식을 교정하는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비로자나불상을 봉안하고 있는 도다이지를 비롯해 한반도와 관련이 깊은 문화유산들의 거대한 규모, 그리고 문화재에 대한 깔끔한 관리 등은 방문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일본 고대 문화유산의 토대를 놓은 한반도 이주인들의 역사를 애써 무시하려는 일부 일본인의 속 좁은 마음 씀씀이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예컨대 호류지의 ‘백제관음’ 불상을 설명하는 안내인이 “유럽 로마시대의 조각 영향을 받았다”고만 언급하고 백제가 보내 줬다는 얘기는 빼고 넘어가는 식이다. 백제·신라에서 이주해 온 기술자들이 세운 도다이지에서도 이 같은 실망은 반복됐다. 답사 지도교수로 참여한 한·일관계사 전문가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고대 삼국과 일본이 왕실 외교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는 과정에서 교류되고 전해진 문화유산들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토=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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