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경제학] ‘겨울용 짧은 담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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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글로벌 담배회사인 미국의 필립모리스가 겨울용 담배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내 금연이 날로 확산하면서 추운 날씨에 건물 밖에서 떨면서 담배를 피워야 하는 애연가들을 위한 제품이다. 참 대단한 상술이다. 동시에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경제법칙이 작동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필립모리스가 기존 담배보다 길이가 짧은 담배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3일 보도했다. 길이는 7.2㎝로 표준형(8.5㎝)에 비해 15% 정도 짧다. 그러나 성분 함량은 똑같다. 추위에 떠는 시간은 줄이되 흡연의 효과는 동일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필립모리스는 이 담배를 터키에서 먼저 출시할 예정인데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나라는 50개국을 넘는다. 올 초부터 건물 밖으로 내몰린 프랑스 등 유럽의 애연가들은 추위를 피하려 정원용 히터에 의지해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주 유럽의회 의원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옥외 히터를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흡연자들은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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