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았습니다] 터프가이를 닮은 차 … 모하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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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미국 서부의 모하비 사막.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유타 주에 걸친 광대한 고원이다. 겨울을 제외하고 한낮의 더위가 섭씨 40도를 웃도는 거친 기후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모하비 사막 안에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라는 국립공원이 있을까.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3일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사진)의 첫 인상 역시 모하비 사막을 연상케 했다. 기아차가 영입한 디자인 수장 피터 슈라이어가 주장하는 ‘직선의 단순화’를 첫눈에 알아보게 했다. 곧게 뻗은 크롬 도금 라디에이터 그릴과 큼직큼직한 헤드 램프가 전형적인 미국식 SUV다.

모하비는 동급으로 분류되는 베라크루즈보다 폭은 3cm 작지만 길이는 4cm길다. 운전석과 조수석, 2열 시트는 국산 중형차 이상의 넉넉함을 보인다. 구색 맞추기용이던 3열 시트도 동급 차량보다 여유롭다. 성인 7명이 타도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운전석에 앉아 보니 화이트와 레드를 적용한 고급스러운 LCD 계기판이 눈에 들어왔다. 후진할 경우에는 차량 뒤편의 카메라 영상도 띄워준다.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멀티미디어 기기를 연결하는 USB 포트를 마련했다. 다만 최첨단 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한 수많은 버튼을 주행 중인 운전자가 손쉽게 조작하기까지 꽤 시일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뒷좌석에서는 8인치 모니터로 DVD를 즐길 수 있다.

기본으로 장착된 시동 버튼을 누르니 시트가 움직이면서 시동이 부드럽게 걸렸다. 3000㏄ 디젤엔진 특유의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액셀을 밟은 뒤 반 박자 늦게 반응하는 디젤만의 느릿느릿함도 찾기 힘들었다. 2t이 넘는 거구가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9.6초였다. 독일산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에 따른 충격을 확실히 덜어줬다. 운전자가 노면의 상태를 감안해 차량의 높이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에어서스펜션 시스템 또한 일품이다. 평소 주행 때는 노멀(Normal), 오프로드를 달릴 땐 하이(High), 고속주행 시에는 로(Low) 버튼에 서스펜션을 맞춰놓고 달려보면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소 부담스러운 건 내장형 내비게이션을 포함해 4580만원(KV300)인 차 값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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