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논단>선거法 타결-半공천 수긍한다 5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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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4일 민자당은 민주당의 소위 반반안(半半案)으로 불리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분리안-기초단체장 공천,기초의원 공천배제」를수용함으로써 한달간의 벼랑대치에 종지부를 찍었다.타협이든 야합이든 일단 파국의 위기는 면한 셈이다.절반을 웃 도는 국민이 여야가 단체장만 공천하는 방향으로 선거법 협상을 전격 타결한 것에 안도감을 나타냈다.이제 향후 정국은 선거체제로 급선회할 전망이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이 14일 민자당과 민주당이 단체장만 공천하는 것으로 지자제법을 타결한 것과 관련,긴급실시한 전화조사(제주제외 전국 1천4명)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절반이상이 여야협상에 수긍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56.0%).
그러나 반반안에 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이 양쪽 모두공천을 배제하도록 총력을 다했어야 한다」는 국민(16.2%)과「민주당이 단체장.기초의원 모두 정당공천을 주장했어야 한다」고보는 국민(25.3%)이 4할이 웃도는 것을 볼때 이번 협상은양당 모두에 상처만 남긴 「절반의 선택」이었음이 잘 드러난다.
이번 공천배제를 둘러싼 여야 줄다리기의 이해득실(利害得失)은어떠한가.민자당은 단체장 공천배제라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양보했고 의장단 공관의 점거를 풀기위해 12일 새벽 경찰력을 투입하는 무리수까지 둠으로 인해 명분과 실리를 모 두 잃은 결과가 됐다.민주당은 정치적 실리는 얻었으나 협상 절대불응이라는 비타협적 자세와 의장단 억류라는 파행적 정치행태로 저급 정치의부담을 안게 됐음은 마찬가지다.
선거법협상 전과 후를 비교해 볼때 양당 모두 지지율이 하락한것은 이같은 국민의 실망을 보여 준 것으로 보인다(민자당 1.
5%,민주당 1.3%하락).반면 「지지정당이 없다」는 국민은 3.3%가 증가한 58.7%에 이르러 의회민주주 의의 근간인 정당정치의 뿌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은 정치게임이었다.
통합선거법이 개정됨에 따라 6월27일을 향한 「지방선거정국」으로 본격적인 국면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특정지역의 「일당화(一黨化)」를 막기 위해 여야가 시.도 광역의원 「비례대표제」를도입키로 하는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음에도 불구 하고 이번 선거 역시 지역성이 강하게 표출될 것이 예상된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유리한 판세를 이끌 것으로 보이는 정당으로 경남.강원도민들은 민자당을,전남도민들은 민주당을,충남도민들은 자민련을 꼽고 있다.자민련은 전국적인 지지율이 2.9%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충남지역에서의 부상이 눈에 띈 다.지역을 뿌리로 한 도당(徒黨)수준의 정당정치가 여전한 우리의 정치현실이다. 서울.충북.경북.전북은 특별히 「유리한 정당이 없다」는반응이 많아 이들 지역에서의 승패가 전체 판세를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전국적으로 볼 때 「유리한 정당이 없다」는 냉담한 예상을 하는 국민이 34.6%에 이르러 정당들간의 난전(亂戰)이 예고된다.

<김행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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