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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조직력 … 허정무팀 쓴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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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조원희<右>가 칠레 진 뷰세저와 공중 볼을 다투고 있다. 한국은 경기 감각이 무딘 듯 시종 힘든 경기를 했다. [서울=뉴시스]

나중에는 창대하게 될지 모르겠으나 허정무팀의 시작은 일단 미약했다.

한국이 3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칠레에 후반 9분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0-1로 졌다.

허정무팀의 첫 포진은 3-5-2였다. 한국은 전반 조용형(성남), 조성환(포항), 곽태휘(전남)로 수비진을 구성했다. 좌우 미드필더 김치우(전남), 조원희(수원)는 수세 때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파이브(5)백을 만들었다. 중앙에서는 황지수(포항), 김남일(고베)이 뒤를 받쳤고 앞쪽에 이관우(수원)가 서서 최전방의 정조국(서울), 염기훈(울산)을 지원했다.

전반 초반부터 양팀의 미드필드 싸움이 치열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김남일의 침투 패스가 상대 골지역으로 파고들던 염기훈에게 멋지게 연결됐지만 상대 수비진의 겹수비에 막히며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30분 정조국이 허리통증을 호소한 뒤 조진수(제주)로 교체됐다. 조진수는 전반 인저리타임 때 결정적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발에 잘못 맞은 공이 회전을 먹으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튕기고 말았다.

한국의 공격수들은 미드필더진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 주지 못하면서 전방에 고립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관우는 전반 두 차례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어이없는 킥으로 좋은 기회를 날렸다.

허 감독은 후반 이관우·조성환·김병지 대신 박원재·황재원·정성룡(이상 포항)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4-4-2로 변화를 줘 공격을 강화한 것. 후반 초반 염기훈·박원재의 연속 중거리슛이 불발된 직후 칠레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 9분 칠레는 모랄레스가 후방에서 찔러 준 패스를 피에로가 수비 두 명 사이에서 감각적으로 슈팅, 한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실점 이후 한국의 공격이 조금씩 매서워졌지만 마무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0분 조진수를 대신해 들어온 박주영(서울)도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듯 날카롭지 못했다. 한국은 다음달 6일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상암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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