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지혜야 건강하게 자라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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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쌍둥이로 태어나 분리수술을 받은 쌍둥이 자매 사랑이와 지혜의 돌잔치가 28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축산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친척·친지들 외에도 인터넷 포털 다음의 '사랑이와 지혜' 까페(http://cafe.daum.net/loveinwisdom)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풍선 장식을 하는 등 파티 분위기를 띄웠다. 아빠 민승준(34)씨는 "초음파 검사를 해서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은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여러모로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돌잔치의 하일라이트는 돌잡이 행사. 분홍색 치마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두 자매는 이 날 마이크, 실, 볼펜, 돈, 떡을 놓고 진행된 돌잡이에서 사랑이는 떡과 볼펜을, 지혜는 마이크와 떡을 각각 집어 하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하객들은 공통적으로 떡을 집은 두 자매가 평생 '먹을 복'이 있고, 돌잡이의 예언대로 사랑이는 학자로, 지혜는 연예인으로 건강하게 커나가기를 기원했다.

▶ 샴쌍둥이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분리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쌍둥이 자매 사랑(왼쪽)이와 지혜가 28일 서초동 축산회관에서 열린 돌잔치에서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겨 밝게 웃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돌잡기엔 마이크와 핸드폰도 진열됐는데 마이크는 연예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차원에서, 핸드폰은 사회자가 "아이들이 핸드폰을 좋아해서"라며 장난삼아 올려졌다. 민승준·장윤경(32)씨는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하는 의미에서) 실을 집었으면 했다"며 "현재 재활치료 중인데, 앞으로 건강하게 잘 커서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3월 4일 엉덩이 부분이 붙은 채 태어난 사랑이와 지혜는 생후 4개월여 뒤인 7월 싱가포르 래플스병원에서 분리수술을 받고 작년 11월 귀국해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통원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이번 돌잔치에는 조류독감 여파로 파산위기를 맞고 있는 전국 양계 농가의 고통을 나누기 위한 소박한 노력의 일환으로 축산협회의 도움을 받아 닭고기를 주메뉴로 하는 뷔페가 준비됐다. 이병구·성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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