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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O 50년 …‘장수만세’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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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은 28일 하루 동안 초기 화면의 구글 로고를 레고 블록으로 조립해 선보였다. 레고 특허 출원 50주년을 기리기 위해서다. 레고는 회사와 제품 이름이 같다. 1932년 덴마크 목수인 올레 커크 크리스티안센이 설립했는데, 덴마크어인 ‘레그 고트(leg godt)’의 앞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잘 놀자’라는 뜻이다. 가로 2개, 세로 4개의 요철을 가진 레고 기본형은 49년 처음 시장에 선보였다. 그리고 설립자의 아들인 고트프레드 커크가 58년 레고를 ‘자동 결합 블록’으로 특허 출원했다.

레고의 인기는 게임보이·플레이스테이션 등 컴퓨터게임 시대에도 식을 줄 모른다. 이 회사는 완구업체론 미국 마텔과 하스브로, 일본 반다이, 미국 MGA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세계 5위다. AFP통신은 28일 “레고의 장수 비결은 어느 장난감도 넘보지 못하는 무한한 상상력을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격주간 경제지 포춘은 99년 ‘세기의 장난감’으로 레고를 선정했다. 샤롯테 시몬센 레고 대변인은 “레고는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는 게 특징이며 자유로운 조합으로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 호기심을 키워 준다”고 설명했다.

제조사에 따르면 레고 블록 2개로 24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6개면 조합이 9억1500만 개로 늘어난다. 블록이 100개면 조합 수는 거의 무한대다. 자유자재로 원하는 모형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50년 전 블록과 최신 것을 결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도 뛰어나다. 레고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장남감이기도 한 이유다.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한 산악인 허영호씨는 87년 에베레스트산을 오른 뒤 정상에 레고 장남감을 두고 왔다. 어릴 때부터 갖고 놀던 레고에 대한 사랑을 표시한 것이다.

이 덕분에 초당 7박스의 레고 블록이 전 세계에서 팔리며, 매년 190억 개의 블록이 생산된다. 레고를 갖고 노는 어린이와 어른은 4억 명에 달한다. 이들이 블록을 조립하고 해체하는 데 쓰는 시간은 무려 연간 50억 시간. 지금까지 만들어진 레고 블록은 4000억 개다. 지구의 모든 사람이 한 사람당 62개를 가진 셈이다. 이를 일렬로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5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이 회사는 설립된 이후 기본형 외에 유아와 청소년도 즐길 수 있는 듀플로 등 다양한 신모델을 계속 내놓았다. 68년 본사가 있는 덴마크 빌룬트에 놀이공원 레고랜드를 개장한 데 이어 영국 윈저와 캘리포니아 칼즈배드, 독일 귄츠부르크 등으로 확대했다. 이들 공원에는 5000만 개의 블록으로 만들어진 에펠탑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이 전시돼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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