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장의종 4월제대-필리핀서 전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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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꺼벙이」장의종(張義鍾.26.상무)이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폈다. 장의종은 93년 상무에 입대하면서 테니스인들의 희망을 뒤로한채 기나긴 슬럼프의 늪에 빠져들었다.
평소 지나칠 정도로 자유스러운 생활에 익숙해있던 張에게는 딱딱하고 절제된 병영생활이 무척이나 힘들게만 보였다.
이 때문인지 항상 무엇인가를 꿈꾸는 듯한 눈망울로 주위의 사랑을 받던 張은 목표를 상실한 듯한 모습으로 변모해버렸다.
『고되요….』 근황을 묻는 질문에 張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그러던 張이 이전의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張이 제대하는 날은 오는 4월초.
그러나 張은 지난달 22일 필리핀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이미 제대한 것과 다름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필리핀 서키트에 출전한뒤 오는 31일 뉴질랜드에서 벌어지는 95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준결승전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귀국과 함께 제대신고만 하면 일반선수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제대」라는 선물(?)덕분인지 강력한 스트로크에 이은 공격적인 발리가 위력을 찾기 시작했다.
전영대(全瑛大)대표팀감독 역시 張의 컨디션이 좋아 잔디코트에서 벌어지는 뉴질랜드와의 대전에서 루키 이형택(李亨澤.건국대)대신 단식주자로 내세울 복안이다.
92년 서울에서 뉴질랜드에 3-2로 승리를 거둘때 혼자서 3승을 일궈낸 張의 선전에 다시 한번 기대하는 탓이다.
그러나 정작 張은 태극마크에 더이상 미련이 없다.
윤용일(尹龍一.명지대)과 이형택등 자라나는 신예들에게 자리를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소속팀인 대한항공 역시 張의 프로 진출에 대한 열정을 도와줄방침이다.
이에따라 張은 오는 4월 KAL컵 오픈에 출전한뒤 5월부터 기후가 좋은 이탈리아투어에 참가하면서 몸을 다질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5백위권대로 떨어진 랭킹을 2백위안으로 끌어올리는 것. 테니스인들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1m84㎝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폭발적인 서비스와 섬세한 네트 플레이,강력한 스트로크,날카로운 패싱샷이 살아난다면 그의 프로진출은 결실을 볼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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