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것이궁금하다>명태의 종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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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회사원 K씨는 며칠전 점심을 먹기 위해 좀 깔끔한 한식집에 들렀다가 생태찌개 값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반 식당에서 3천원이면 먹을 수 있는 생태찌개가 1인분에 1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아무리 고급 식당이라고 해도 3배나 비싼 사실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식당주인의 설명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망태」(그물로 잡은 것)를 재료로 만드는 생태찌개는 3천원만 받아도 되지만 자신의 식당에서 쓰는 맛좋은「낚시태」(낚시로 잡은 것)는값이 망태보다 3배 정도 비싸므로 당연히 1만원 이상은 받아야한다는 주장이었다.
K씨는 식당주인이 들려주는 생태이야기를 들으면서「명태.생태.
동태중 어느 것이 맞나」하는 기본적인 용어부터 혼란스러웠다.
우선 명태를 지칭하는 용어만 10여가지에 이른다고 한다.원양태.동태.북어.노가리.황태.바닥태.소태(小太).중태(中太).대태(大太)….
생선중 가장 많은 이름을 지닌 이 명태(明太)는「대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60㎝정도로 홀쭉하고 길며 국내에서는 동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이다.
그러나 바다에서 잡는 방법에 따라 낚시태.망태.원양태(얼려서거래된다는 의미로 동태.냉태로 잘못 불림)로 구분된다.
일반 서민이 가장 즐겨 먹는 원양태는 한마리(40㎝)에 소매가격으로 1천~1천2백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그러나 붉은 미색을 띠는 망태가격은 한마리에 원양태보다 3배나 비싼 2천~3천원하고,다소 검은 빛을 띠어 맛이 일품인 낚시태는 망태보다 3배나 비싼 6천~9천원까지 한다.
한편 일년중 제철(1~3월)에 나는 명태인 동명태(冬明太)를줄여 동태라 하고,말리지 않은 것을 생태,말린 것을 북어(일반적으로 명태로 잘못 불림)로 구분한다.
특히 명태를 완전히 말리지 않고 꾸들꾸들한 상태로 말린 명태를 코다리라 한다.
북어 가운데서도 말린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져 강원도의 고지대인 대관령.진부령의 덕장(해물을 걸어서 말리는 덕을 시렁처럼 만들어 세워 놓은 곳)에서 건조한 북어는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5~6도 낮아 노란 기운을 더 띠어 황태y黃 太)라고 부른다.또 속초.고성.주문진.삼척.묵호에서 2~3개월간 말린 것은 바닥에서 건조시켰다는 의미에서 바닥태(지방태)라고 한다.
북어.코다리는 국산이 워낙 비싸 쓰지 못하고 값싼 원양태를 쓰고 있다.
따라서 한마리에 1천2백원 정도 하는 원양태를 북어로 만들면가격은 한마리에 소매가로 5백원정도 더 비싼 1천7백원을 받을수 있다.
그러나 코다리로 만들 때는 가격이 오히려 4분의1인 3백원으로 뚝 떨어진다.
코다리로 만들려면 냉동건조공장에서 20여시간 건조과정을 들이는 등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데도 가격이 상상외로 싼 것은 코다리를 만들기 전에 이미 값 나가는 명란젓(㎏당 2만원)과 창란젓(㎏당 8천원)을 빼냈기 때문이다.
이밖에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져 소태(노가리).중태.대태로구분된다.
〈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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