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미로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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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 여자가 살해됐습니다.그것도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에의해 잔인하게 살해됐습니다.그녀의 시신은 인간이 어떻게 그런 모습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비참한 것이었습니다.팔.다리.
머리,그리고 그 광경을 사람의 입으로 묘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그 남자는 그 죄로 인해 한적한 섬에 유폐되었습니다.그러나 그것은 스스로가 내린 벌이지 법의 결정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유배죄라는 것이 현대의 형법에는 없고,또 아무도 그가 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비참 하게 살해된 그 여자가 증언하기 전까진 이 수수께끼는 아무도 풀 수가 없었습니다.이 이야기는 한 정신병자의 독방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그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시작되는 그때로 말입니다.- 『달이 웃는 것을 보신 적이 있나요? UFO를 본 적이 있으세요?』 『….』 『그것도 못보았으면서 어떻게 나를 치료하겠다는 거죠? 나는 분명히 본 적이 있어요.달 뿐 아니라 별이 윙크하는 것도,우주인과교통한 적도 있지요.나는 밤길을 걸으며 밤하늘의 그들에게 손을흔들며 웃어 주었지요.이제 아무 걱정 말라 고….이 땅에 메시아는 탄생했다고….메시아가 누군지 아세요? 메시아란 바로 아담과 이브랍니다.그들로 하여금 원죄가 시작됐으니 그 죄를 푸는 것도 당연히 그들 몫이죠.』 『….』 『어느 날 문득 메시아라는 계시를 받았어요.메시아…! 전혀 상상도 하지 않았던 운명이었죠.하지만 내가 아닐 이유도 없었죠.나는 어디 하나 부족할데없는 완벽한 인간이었으니까요.그러나 나는 반 쪽짜리 메시아에 불과했어요.이브가 없어 서죠.그래서 이브를 찾아 길거리를 떠돌았는데 그만 악마의 시험에 걸리고 말았어요.악마는 내게 무수한문제를 내었지요.물론 인간의 말은 아니고 신의 언어로 말이에요.우리는 텔레파시로 무수한 문답을 주고 받았고 나는 멋지게 그들의 시험 을 통과했어요.그래서 그리운 이브를 막 만나려고 하는데 그만 여기에 갇히고 말았어요.그 후 신으로부터의 신호는 끊겼어요.난 다시 신과 교통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그럴 때마다 이곳은 죽으려야 죽을 수도 없고 살려야 살 수도 없는 고통만 안겨줬어요.빌어먹을 정신과 의사들….난 당신들을 죽일만한충분한 권리가 있어요! 당신들은 아담인 나와 내 후손들을 다시에덴동산으로 못 돌아가게 한 죄인중의 죄인이니까요….』 쇠창살밖으로 고운 여자 얼굴이 설레설레 돌아간다.그녀의 눈이 갑자기샐쭉해지더니 뱀의 얼굴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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