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철 없는’ 한겨울 수박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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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함안군 군북농협 월촌지소에서 열린 ‘제1회 겨울 동(冬)수박파티’에서 농협 관계자들이 품평회에 나온 수박의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경남 함안군 군북농협 월촌지소 앞 마당. 전국서 몰려 온 1000여명의 관광객들이 수박깨기, 수박씨 멀리뱉기, 수박화채 맛보기에 참여하느라 하루종일 왁자찌껄했다. 한쪽에서는 수박당도를 재는 수박품평회가 열렸고 직거래 장터에서는 겨울 수박을 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함안군이 겨울수박의 최대 생산지를 알리느라 마련한 ‘겨울 동(冬)수박파티’행사였다.

 관광객들은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수박맛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함안군이 겨울수박 메카로 뜨고 있다. 겨울수박은 함안군 월촌지구,여름수박은 함안군 대산지구에서 대량 생산되면서 전국에 함안수박의 명성을 날리고 있다.

 월촌에서는 겨울수박이 1∼5월 중순까지 생산되며 우리나라 겨울수박의 70%를 차지한다. 겨울 수박의 당도는 평균 11도이며 출하가격은 ㎏당 3500원선. 3∼4㎏짜리는 1만원∼1만4000원, 5㎏짜리는 1만7500원으로 여름 수박보다 20∼30%쯤 비싸다.

 2002년 5월 ‘씨 없는 수박’을 상품화하는데도 성공했다.

 기존 씨 없는 수박은 1950년대 초 고 우장춘 박사가 일본에서 도입해 시험재배에 성공했으나 껍질이 두껍고 과육이 물러 상품화되지 못했다.

함안군농업기술센터는 우 박사가 활용했던 기법의 암수를 바꿔 씨없는 수박을 만들었다. 함안군의 기술지도로 생산한 씨 없는 수박은 씨의 흔적만 드문드문 남아 먹기에 편할 뿐 아니라 일반 수박보다 껍질이 얇은데다 당도(13도)가 1~2도 높아 먹기가 좋다.씨없는 수박보다 당도를 높인 ‘씨 작은 수박’도 나온다.

 함안군은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 생긴 퇴적층이 많아 물이 잘 빠지고 기름져 수박 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함안군 전체 수박재배 면적은 1900㏊로 전국의 11%를 차지한다. 해마다 1900여 농가가 650억원의 매출을 올려 350억원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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