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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 대구출신 삼총사-유중일.강기웅.이정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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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삼성라이온즈 우용득(禹龍得)감독이 올시즌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무기는 바로 「악바리 트리오」의 활약이다.
지난시즌 부상으로부터 탈출한 유중일(柳仲逸).강기웅(姜起雄)과 한화 이글스에서 트레이드해온 이정훈(李政勳)이 바로 그들.
이들은 프로야구선수중에서도 손꼽히는 악바리들이다.
82년 대구에서 나란히 고교를 졸업한 이들이 같은 팀에서 활약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삼덕국민학교에서 이정훈과 함께 뛰던 유중일이 대구중학으로 진학하는 바람에 셋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경상중학에선 강기웅이 이정훈의 짝이 됐었다.
그리고 고교무대에서도 2루수 강기웅은 대구고,중견수 이정훈은대구상고,유격수 유중일은 경북고로 뿔뿔이 헤어졌고 대학도 3인3색이었다.
프로에 진출한뒤 유중일과 강기웅은 최고의 키스톤플레이를 펼치는 콤비로 각광을 받게 됐지만 타향에서 뛰게된 이정훈은 외야수포지션처럼 따로 떨어져 외로운 활약을 해야 했다.
이들이 20여년의 야구생활끝에 비로소 같은 유니폼을 입게된 것은 지난 1월 이정훈이 정경훈(鄭京勳)과 맞바뀌게 돼 고향팀에 복귀하게되면서부터.
백암온천에서 있었던 단합대회에서 반갑게 해후한 이들은 삼국지에서처럼 도원결의했다.
『우리한번 해보자』고.
禹감독의 기대대로 이들의 활약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선수지도는 코칭스태프가 하지만 근성을 키우는 것은 선배들의몫」이라는 이정훈은 낮훈련에 앞장 설뿐 아니라 늦은 밤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 후배들이 민망해 할 정도.
유중일과 강기웅도 이에 질세라「자!파이팅 한번하자」고 외치며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훈련장을 찾은 라이온즈 이광진(李光珍)사장도 『뭔가 달라지고있는 것같다』며 흐뭇해 한다.
야구전문가들은 흔히 『중심선이 강한 팀이 진짜 강팀』이라고 말한다. 이는 볼이 가장 많이 오가는 투수.포수.유격수와 2루수.중견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중요한 세자리를 점유하고 있는 동갑내기 트리오의 분발로「조용하고 순한 사자」로만 불리던 삼성의 팀컬러는「무서운 사자」로 변해가고 있다.
[베로비치(플로리다州)=成百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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