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발사 아빌라氏 머리에 그림을 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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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람머리가 화판이 된다.선뜻 믿기 어려운 이 이야기는 그러나사실.실제로 짧게 자른 머리에 전기면도칼로 정교한 그림을 그려내는 이가 있다.
근착 뉴욕타임스는「렘브란트 이발사」라 불리는 프레디 아빌라(33)의 「머리그림」을 소개하고 있다.자메이카에 퀸즈라는 이발소를 갖고 있는 아빌라는 거의 빡빡머리가 될 정도로 아주 짧게잘라낸 머리에 꽃과 새,거미와 거미줄,날개달린 말등 동심과 환상이 담긴 그림을 담아낸다.
건장한 체구의 남자답게 뭉툭한 손으로 내맡겨진 머리를 이리저리 기울여가며 각도를 측정한 다음 자신이 창안해낸 디자인을 전기면도칼로 정성껏 그려낸 후 솔로 툭툭 털어냄으로써 그의 작업은 끝이 난다.
아빌라가 이발사가 된 것은 1985년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후.다른 이발소에서 약 4년간 경험을 쌓은 후 독립했다.그가 가게를 열었을 때는 만화영화 배트맨 스타일의 이발이 한창 유행하기 시작할 때였다.이발이라는 기능외에 예 술가적 상상력이 풍부한 그는 더욱 정교한 디자인을 내놓으면서 차츰 다른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그는 현재 세인트 존의 농구팀과 면도칼 스케치를 즐기는 다른뉴욕체육인들의 머리손질을 담당하고 있다.이제는 그의 이발소에서머리손질을 받으려면 기본손질을 다 끝내놓고도 한시간정도 기다려야만 할 정도로 대성황이다.손님들은 머리를 자 르는 기본요금으로 10달러외에 그가 어떤 그림을 그려주느냐에 따라 싸게는 10달러에서 최고 1백달러까지의 돈을 더 내야한다.
그래도 그는 아직도 흡족할 정도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뜨거운 불길을 입으로 내뿜으며 솟아오르는 한마리의용을 머리 가득 담아내보고 싶다』는 그의 꿈이 이뤄질 때는 언제일까. 〈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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