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마르크.日엔 강세에 달러 폭락 세계통화 兩極化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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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강세통화인 독일의 마르크화와 일본의 엔화에 대해 美달러貨등약세통화들의 값이 추풍낙엽처럼 하락,세계통화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있다. 달러뿐아니라 유럽 각국의 통화들도 독일 마르크貨에 대해 연일 최저치 경신행진을계속하고 있다. 93년 유럽통화체게(ERM)의 사실상 붕괴이래 2년만에 다시 유럽통화가치가흔들리고있다. 달러와 유럽 각국 통화의 불안은 우선 국제금융여건상 여건이 안좋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멕시코 페소貨폭락사태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는 통화를 따라 국제 뭉칫돈이 대거 옮겨다니고 있다.안전하다고 소문난 마르크와 엔貨가 그래서 강세다. 여기에다 앨런 그린스펀 美연준리(FRB)의장이 금리를 내릴방침을 시사,그렇지 않아도 약한 달러貨의 하락을 부채질했다.달러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마르크貨로 옮겨타려는 움직임이 가세한 것이다.
이렇게 불안한 통화의 하락에 방아쇠를 당긴 것이 유럽 각국의정치 불안.차기 프랑스 대통령으로 유력시 되던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가 불법도청 파문에 휘말리고 이탈리아는 어렵사리 선출된디니총리가 제출한 재정적자 감축안이 의회에서 거부 당하면서 각각 정치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리라貨의 폭락사태를 막기위해 재할인율을 7.5%에서 8.25%로 올렸지만 하락세를 되돌리지 못했다.
또 사태를 수습하려면 독일 중앙은행(분데스 방크)이 금리를 내려 주어야 하나 자발적으로 그럴 처지도 아니다.금속노조 파업사태가 임금인상을 불러 인플레가 우려되는 상태에서 금리까지 내려「불위에 기름 끼얹는」행동을 할 수없는 것이다.
결국 이런 각국의 복잡한 사정이 겹쳐 국제통화체계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달러값의 하락은 달러貨에 따라 움직이는영국의 파운드貨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남미 개도국 통화에도 파장을 미친다.
이렇게 되면 세계 실물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통화불안은 세계적으로 자금경색과 高금리를 부추기고 그렇지 않아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개도국들의 돈줄을 죌 것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대안은 선진 7개국(G7)의 협조를 통해 독일과 일본의 금리인하를 유도하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金鍾秀.柳權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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