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세컨드라이프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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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유튜브의 사키나 왈시왈라 유튜브 인터내셔널 총괄책임자가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튜브 한글 사이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무명 기타리스트 임정현(24)씨는 ‘유튜브’ 덕분에 세계적 스타가 됐다. 그가 별생각 없이 인터넷에 올린 연주 동영상이 2006년 초 세계 최대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트(UCC)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일약 뉴욕 타임스 같은 세계적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임씨의 연주 장면은 7000만 개에 달하는 유튜브 동영상 중 지금도 조회 순위 5위 안에 들 만큼 인기가 있다. 누적 조회 수는 3600만 회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제2, 제3의 임정현이 탄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유튜브가 23일 한글 서비스(www.youtube.co.kr)를 시작한 것이다. 유튜브는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계에서 19번째, 아시아에선 일본·홍콩·대만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 현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스티브 첸은 동영상 UCC 인사말에서 “유튜브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창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하루 평균 동영상 시청 건수가 1억 건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의 하나다. 유튜브 이용자의 주목을 받는다는 건 곧 세계적 관심사가 됨을 뜻한다. 그래서 유튜브에는 TV 프로그램 등을 캡처한 것이 아닌, 일반인들이 직접 촬영한 ‘진짜 UCC’가 많다. 또한 유튜브는 동영상을 올리거나 등록된 동영상을 돌려 보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다.
 
그러나 유튜브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판도라TV’, 다음 ‘tv팟’ 등 토종 UCC 사이트가 터를 잡은 데다, 이들 주도 업체들조차 흑자를 내지 못할 만큼 시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트의 텍스트를 한글로 번역만 해놓았을 뿐 국내 네티즌들의 입맛에 맞을 만한 특화 서비스를 준비하지 않은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미국보다 규제 강도가 훨씬 센 한국의 저작권법도 걸림돌이다.

유튜브의 사키나 알시왈라 인터내셔널 총괄 책임자는 “유튜브는 한국 저작권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이를 위해 중앙방송·엠군미디어·SM온라인 같은 한국의 주요 콘텐트 업체들과 제휴했다.
 
한편 3차원 가상현실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도 한국판 사이트 ‘세라코리아(www.serakorea.com)’를 25일 오픈한다. 세컨드라이프의 국내 파트너 회사 티엔터테인먼트의 이상민 대표는 “국내 대기업의 입점과 개인회원 간 거래 활성화를 통해 가상경제활동을 꽃피우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린든랩이 개발한 세컨드라이프는 지난해 말까지 12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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