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바뀔 韓美팀스피리트 훈련-컴퓨터등 圖上위주로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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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이 22일『팀스피리트 훈련을 대체할 합동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팀스피리트 훈련의 존립여부가 다시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앞으로「팀」훈련은 어떤 형태로든 변질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北-美 제네바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됐고,미국이『북한은 北-美합의사항을 비교적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수준의 「팀」훈련은 韓美 양국에 부담스러운 것이 됐기 때문이다.
韓美양국이 「팀」훈련 존립 여부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것은 지난해 10월.북한과 미국간에 북한핵문제 타결을 위한 제네바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부터다.
北-美회담이 무르익고 있는만큼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팀」훈련의 중단여부는 당연히 韓美양국의 최대 현안일 수밖에 없었다.
10월초 워싱턴에서 열린 韓美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은 94년도「팀」실시에 대해 결론 내리지 못했으나 北-美 협상이 타결된 직후(10월말)방한한 윌리엄 페리 美국방장관과의 韓美 국방장관회담에서『94년도 팀스피리트 훈련은 없 다』는 공식발표가 나왔다.
이같은 발표는 올해는 물론 향후「팀」훈련의 변형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이때를 전후해 우리나라 청와대.외무부.국방부등의 韓美연합군사훈련 관계자들은 철저한 보안속에서「팀스피리트 이후」를 대비하는작업을 벌여왔다.
대비案 중에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된 것이「팀」훈련을 대체할 별도의 韓美연합훈련이라는 사실이 22일 李국방장관의 발언으로 뒷받침 된 것이다.
韓美연합훈련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팀」훈련에 대체될 합동훈련의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팀」훈련을 4개 분야로 나누어 기존의 다른 韓美연합군사훈련에 분산,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럴 경우「팀」훈련은 명칭이 바뀌고 규모가 대폭 축소돼 도상(圖上)훈련으로 실시하게 된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도입,실시하고 있는 이른바「루이지애나 머뉴버스 연습」과 같은 개념으로 야외기동훈련을 최소화하는 대신 컴퓨터에 의한 워게임 지휘소 연습과 세미나를 위주로한 첨단 훈련방법이다.
물론 이 방식이 채택되더라도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직접 야외에나서는 훈련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지금까지의 「팀」훈련을▲전차훈련▲비행훈련▲군단급 기동훈련등으로 분류,현재 실시되고 있는 을지포커스렌즈.독수리훈련등에 배정해 실시 한다는 게 「대체훈련」의 골자다.
「팀」훈련의 규모 축소와 관련,한국군은 현수준을 유지하되 미국 본토에서 건너오는 미군은▲지상군의 경우 실병력을 제외한 1개군단및 3개 사단의 지휘부▲해.공군과 해병의 경우 미국의 신속전개병력중 최소전력▲기타 정보.전자전 수행부대와 첨단장비를 위주로 소수정예부대만 韓美연합훈련에 참가한다는 방안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는 기존「팀」훈련에 참가하는 미군병력의 5분의 1에불과한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방한중인 윈스턴 로드 美국방부동아태차관보와 이러한「팀」변형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이고 있으며,조만간 최종안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李장관이『「팀」훈련은 對북한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美측도 新아태전략에서 주한미군유지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팀」훈련이 변형되더라도 韓美연합방위능력은 별다른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鄭善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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