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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아파트 개조 입주 유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불안한 새 아파트보다 튼튼한 헌집 사서 새 집처럼 고쳐 살자.』 70년대에 지어진 낡은 아파트를 사서 수천만원의 거액을들여 새 집처럼 고쳐 입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80~9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웬만한 아파트 한채값 규모인 1억5천만~1억6천만원을 들여 수리하는 사례도 있다.
바닷모래 사용,부실시공 파문으로 신도시를 비롯한 신규입주 아파트의 안전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특히 40평형대이상 중대형입주자들은 새 아파트라 하더라도 인테리어가성에 차지 않기는 마찬가지여서 어차피 뜯어고칠 바에는 튼튼한 헌 아파트가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것이다.7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벽체 자체가 지금보다 두꺼울 뿐만 아니라 시공이 제대로 돼 있어 아파트생활의 가장 큰 불만인 「이웃집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평이다.천장높 이도 통상 2.7m로 최근아파트보다 40㎝ 정도 높아 거실의 개방감이 돋보인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70년대초 중산층 위주의 중대형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들어선 동부이촌동.반포본동.압구정동 일대 5층규모 저층아파트단지가 이런취향의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가장 먼저 붐이 일었던 동부이촌동 일대에만 수선전문업체가 20여개 성업중이 다.
동부이촌동 동흥부동산 김일섭씨는 『새로 이사오는 사람들의 경우 3분의2이상이 골조만 빼고 집을 완전히 새로 짓다시피 대수선해서 입주하고 있고 나머지도 바닥재.벽지.타일.욕실위생기구 정도를 교체하는 기본수리는 해서 들어간다』고 말한 다.아파트 규모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이같은 기본수리에만 2천만원 정도들어간다.
여기에다 수도배관.온돌파이프.창호.문짝.부엌가구.전등까지 교체하는 대수선을 하게 되면 평당 1백만원이 기본이다.60~90평형대 대형아파트의 경우수입자재를 사용해 수리비가 평당 2백만원선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수선전문업체인 현대종합인테리어 이연재부장은 『우리 주택시장에도 집장만 자체에 집착하던 것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집」을 찾는 수요층이 형성되고 있다』며 『최근에 공급되는 신규아파트가건축비 상한에 묶여 이들의 요구수준을 제대로 충 족시켜주지 못하게 되자 대체상품으로 「헌집 사서 새 집처럼 고쳐 살기」붐이일어났다』고 풀이하고 있다.
李光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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