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둔 민주당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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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전당대회는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대회가 박두한 가운데 민주당은 지금 몇가지난제에 매달리고 있다.
야권통합을 위한 막바지 협상과 이기택(李基澤)대표의 의원직 사퇴처리,당헌.당규 개정안 확정문제등이다.여기에 李대표측에선 그동안 작업해온 외부 영입인사들을 전당대회장에서 공개할 것인가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
◇야권통합=통합은「先통합선언-後실무협상」이라는 원칙을 세워 급진전을 보였었다.그러나 새한국당.통일시대국민회의측에 대한 예우와 지분문제가 돌출,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국민회의는 20%지분을 요구하고 있다.이에반해 민주당은 10%이상 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非호남권의 대폭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李대표측이나 호남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동교동측 모두 과분한 요구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씨에 대해서는 8월전당대회 이후에도 부총재직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그러자 이번엔 새한국당측에서도 같은 문제를 들고 나와 민주당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이종찬(李鍾贊)의원이 부총재직과 8월이후 보장을 요구한 것.李의원 생각은 상임고문쪽이지만 당 운영에서 소외될 우려가 있다는점 때문에 부총재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민주당은 부총재수가 늘어나는 부담이 생겼다.결국 민주당 李대표와 이종찬의원은 21일 오후 회동,새한국당에 당무위 원을 3석 이상 할애하고 조강특위위원을 보장하기로 한것으로 전해졌다.
◇李대표 의원직 사퇴처리=李대표는 여전히 강경하다.전당대회장에서 당원들이 사퇴 철회를 결의하더라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한때 지방선거 연기설과 관련해 철회 필요성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차피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이 불허결정을 내린 이상 법적으로 의원직은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다.李대표는 철회 부담을 안기보다 정치적 의미의 사퇴를 통해 명분도 지키고 실리도 지킬수 있다고 보는 것같다.
◇외부영입인사 공개문제=李대표측은 20여명의 전직관료.군 장성등 영입인사를 확보해 놓고 있다는 후문이다.주로 非호남권 인사들이다.李대표 진영은 연일 심야회의를 하며 이 문제를 논의중이다.현재까지 양론이 맞서고 있다.반대론은 영입인 사를 공개하면 전당대회 초점이 흐려진다는 이유를 든다.전당대회 주연인 李대표의 총재 추대가 희석된다는 우려도 있다.반면 공개해야 한다는 쪽은 비중있는 인사를 공개함으로써 李대표 위상을 높이고 연두기자회견때의 對국민 약속도 지킬수 있 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당헌.당규개정과 관련,대의원수 조정을 놓고 李대표측과동교동측이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호남권이 취약한 李대표는 지방선거 당선자들을 당연직 대의원으로 하자는 동교동측에 반대하고 있다.사안이 민감한 만큼 전당대회 전 타결은 힘들다.
결국 8월 당권경쟁의 잠복요소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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