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철강값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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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포스코가 다음달 1일 주문 물량부터 주요 제품 값을 일제히 올린다고 22일 밝혔다. 회사 측은 “열연강판 같은 주요 제품이 경쟁사와 수입산보다 싸게 공급되면서 빚어진 시장왜곡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열연제품은 t당 6만원 인상한 58만원이, 열연제품을 가공한 냉연제품은 6만5000원 올린 60만5000원이 된다. 이번 가격인상은 2006년 7월 이후 1년6개월 만이다(본지 1월 19일자 14면).
 
포스코의 열연제품 값은 현대제철이 지난주 t당 64만원으로 값을 올리면서 현대제철 것과 12만원의 차이가 났다. 중국산(65만원 수준)과는 가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수입재 가격이 포스코 가격보다 비싸지면서 수입이 급속히 줄어 수요 업체가 철강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심한 경우에는 일부 포스코 제품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일반용 후판의 가격도 t당 7만5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후판은 국제 오퍼 가격이 t당 900∼1000달러씩 상승일로지만, 조선용 후판 값은 이번엔 건드리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조선용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는 점, 또 국내 조선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료 공급업체와 도입가를 놓고 벌이는 협상 결과 원가 부담이 커지면 원료 가격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해 4월 이후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열연제품의 인상폭을 냉연제품보다 낮춰 국내 냉연업체의 경영 부담을 다소 덜어줬다는 반응이다.

포스코는 2006년 7월 열연제품을 4만원 올리면서 냉연제품은 절반인 2만원 수준으로 올린 뒤 냉연업체들로부터 “포스코가 냉연업체를 고사시키려 한다”는 지탄을 받아 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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