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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남자는 괴로워』-김혜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원초적 건강미.탤런트 김혜수(25)의 트레이드 마크다.
문자 그대로 김혜수는 건강해서 아름다운 여자다.1백68㎝ 늘씬한 키에 볼륨감있는 몸매,왕방울 눈과 도톰한 입술에서 풍기는옹골찬 탄력성은 웬만한 남자 정도는 단숨에 제압하고 남음이 있다.그것을 설명하는데는 말이 필요없다.그녀의 강 한 이미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러가지 변종으로 나타난다.
MBC일요아침드라마 『짝』에서 천방지축 덜렁대기는 해도 남자가 『당했다』고 느낄 만큼 남자를 유도해 키스를 이끌어낼 정도로 적극적이고 솔직한 감정표현의 스튜어디스로 나타난다.
개봉중인 영화 『남자는 괴로워』에서는 고질적인 남녀차별의 사회구조 속에서도 추호의 굴함이 없는 맹렬파 직장여성으로 분하고있다. 그러면서도 영화 『영원한 제국』에서는 규장각 대교 이인몽의 아내 상아역을 맡아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따르는 조선봉건사회의 평범한 여인이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외유내강의 양처 모습도 보인다.
또 4월부터 새롭게 선보일 MBC주말연속극 『사랑과 결혼』에서는 시원스런 말투에 리더십이 강하지만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지나칠 정도로 수줍음을 타는 이중적 성격의 운명적 사랑 신봉자인 패션디자이너로 변신한다.
이처럼 여러 형태로 변형되기는 했어도 한가지 공통점은 언제나활동적인 여성상 바로 그것이다.
현재 영화와 TV드라마,7~8편의 CF에 출연하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연기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도 「슈퍼우먼」을 기대하는 시대적 요구에 그녀의 이미지가 그대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김혜수는 그것이 다소 불만이다.연기의 폭이 한정될 수밖에 없어서다. 『지금까지 멜로물의 여주인공이나 신세대 커리어우먼 역할만 주로 맡아와 아쉬움이 남아요.밑바닥 인생이나 악녀도 돼보고 싶은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그러한 변신은이제 그녀의 몫이다.김혜수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그래서 연기활동외에도 시나리오를 집필하거나 16㎜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는등 연기변신을 위한 운신의 폭을 넓혀가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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