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獨對-왕과 신하가 단둘이 만나던데서 유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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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犬)이 들어있는 한자는 모두 짐승이나 짐승의 성질과 관계가있다고 했다.
狐(여우 호),狗(개 구),狂(미칠 광),猛(사나울 맹)등….독(獨)은「蜀(촉.해바라기 벌레)과 같은 개(),또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일종의 들개로 먹이를 독차지한다.그래서 獨은 짐승 이름이자 「홀로」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대(對)는 나무조각(.業에서 木이 생략됨)을 쥐고 있는 손(寸),곧 신하가 임금을 알현하기 위해 홀(笏)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對는 「대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본디 독대(獨對)라면 왕이 신하와「단둘이 만나는 것」을 말했다.물론 그리 떳떳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국법으로 금하기도 했다.은밀히 만난다는 것 자체가 뭔가 구린 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의 중요대사라면 獨對를 못할 것도 없다.
효종(孝宗)이 북벌(北伐)을 논하기 위해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과 독대한 것은 유명하다.
사관(史官)과 승지(承旨)까지도 내보낸 채 이뤄진 독대는 제도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던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요즘 대통령과 야당의 총무가 獨對했다하여 말이 많다.
국정에 관해서 무슨 긴요한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이례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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