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1기가로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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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기가비트(Gb=1024Mb) D램 반도체 값이 512메가비트(Mb) 두 개 값보다 싸지는 ‘비트크로스(bit cross)’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 주력 제품이 1Gb로 바뀐다는 신호다. 512Mb가 256Mb를 밀어낸 지 3년 만이다.

 18일 대만의 온라인 반도체 중개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Gb DDR2 D램은 17일 평균 1.9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용량의 512Mb 2개 가격보다 3센트 싸다.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한 대만 업체들이 감산 움직임을 보이면서 512Mb 가격이 반등한 결과다. 대만의 프로모스는 설 연휴를 전후해 열흘간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독일의 키몬다와 일본 엘피다의 협력사인 대만 프로모스도 감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주력이 1Gb로 이동함에 따라 60나노 미세 회로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업체들이 유리해졌다. 70나노 이상의 공정에서 D램을 만드는 대만 업체들은 집적도가 높은 Gb급 칩을 저비용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메릴린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D램 값은 바닥 수준에 도달했지만 본격 반등까지는 한두 분기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우 기자

◆비트크로스=반도체에서 고용량 제품 하나 값이 저용량 제품 두 개보다 저렴해지는 현상. 비트크로스가 나타나면 컴퓨터에 꽂아 쓰는 램 모듈을 만드는 업체들이 고용량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 같은 용량의 모듈을 만들 때 필요한 칩 수가 절반이면 되기 때문에 조립이 쉽고 전력 소모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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