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창>다시 불붙는 南沙군도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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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국.베트남등 아시아 6개국이 서로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남사군도(南沙群島)분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추정매장량 3백억t)과 인도양-태평양을 잇는 전략요충지라는 매력때문에 지난 88년 중국과 베트남의 무력충돌 이후에도 각국이 한치의 양보없이 이 지역에서 군사력을 확대하는등 여차하면 손쓸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
최근 필리핀은 피델 라모스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남사군도내 자국의 암초위에 중국 해군이 군함을 보내고 구조물을 설치했다며 이에 강력 항의하는가 하면 베트남도 거듭 자기네 주권을 확인,일촉즉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각국은 남사군도 영유권 분쟁에 관한 평화적 해결원칙을이미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관련당사국 11개국이 전문가회의를 개최,중국과브루나이.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대만등 6개국과 인근 캄보디아.라오스.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등 5개국이 평화적이고 상호협력적인 개발을 다짐해놓은 것이다.
이같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이처럼 남사군도에 군침을 삼키는 것은 바로 막대한 천연자원때문.
남사군도는 국제 해도(海圖)상에서 스프라틀리군도(群島)로 이름지워진 면적 54만평방㎞에 모래알처럼 흩어진 4백30여개의 섬.산호초들을 가리키나 석유는 물론 구리.망간.주석.알루미늄등엄청난 천연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나라들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딱히 어느나라의 영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분쟁가능성은 더욱커지고 있다.
지난 해에는 베트남 정부가 이 일대에서 석유.가스탐사작업을 벌이는 중국에 대해 영유권 침해라며 공식 경고하자 베트남과 중국은 역사유물 발굴과 같은 고고학적 방법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베트남이 남사군도의 한 섬인 푸람섬에서 발굴된 부처상을 근거로 주권을 주장하자 중국도 이에 질세라 인근 서사군도(西沙群島)에서 秦.漢시대의 토기등을 찾아내 역공세를 취했던 것이다.
남사군도에 공항건설 계획을 추진중인 대만등 다른 국가들은 군사강국인 중국.베트남과의 상대적인 군사력 열세를 의식,평화적인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각국이 이 지역에서 해군력을 대폭 증강시키는등 치열한다툼을 벌이고 있어 막상 우발적인 충돌사태가 발생할 경우 과연군사력 사용을 억제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커다란 우려를 낳고있는 것이다.
〈李陽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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