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고급車 저가화로 美시장 再탈환-日 車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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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의 유수 자동차 메이커들은 고급모델을 보다 저렴한 값에 판다는 전략으로 고급차판매 부문에서 다시 선두에 나서려 하고 있다. 80년대 말 일본의 고급차량은 유럽의 고급차량보다 가격면에서 수천달러나 저렴했기 때문에 마치 핫 케이크가 팔리듯 빠른 속도로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그러나 현재 엔고 덕으로 일본의 일부 고급차량의 미국시장내 판매가격은 5년전 의 가격보다 50%나 더 비싸다.
게다가 지프형차를 선호하는 부유층의 취향변화에 따른 90년대초의 경기후퇴 역시 일본의 고급차 판매를 어렵게 했다.이 결과미국내의 일본산 고급승용차의 판매는 91년 이래 연간 25만여대에 그쳤다.반면 미국내 고급승용차 메이커들은 더욱 경쟁적인 제품을 출시하였고 독일차 수입업자들도 더욱 성능이 향상된 승용차를 선보이며 가격을 대폭 인하함으로써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그러나 엔고로 인해 가격이 치솟은 일본차가미국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심각한 불 이익을 겪고 있는 이래로 이제 일본업체들 역시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신형 모델의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을 펼치며 신 모델을 내놓는 등 판매부분에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려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혼다社는 8일 가격이 2만8천달러선인 새 중형 고급차 에큐라TL을 선보였다.올해 3만~4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에큐라 TL은 앞으로 18개월안에 선보일 에큐라 시리즈의 세가지 새모델 중 하나다.
내년에 선보일 신모델은 에큐라 TL 보다는 한단계 아래지만 1만5천달러대의 에큐라 인테그라보다는 한 수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에큐라 시리즈로선 최초의 미국산 제품이 될 이 신모델의가격은 2만5천달러선이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앞으로 선보일 에큐라시리즈의 새모 델 차이름은 BMW318i나 메르세데스 벤츠C220 등의 고급차종에서 보듯이 요즘 부유층 고객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알파누메릭 형식(차이름에 문자와 숫자를결합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닛산 모터社 또한 10일 시카고 오토 쇼에서 기존의 인피니티J30의 후속차량으로 신형모델인 「인피니티 I30」을 선보였다.4월부터 시판될 혼다의 에큐라 TL과 닛산의 인피니티 I30은 모두 가격대가 2만5천달러선에서 3만5천달러 선 사이의 성장세가 무척 빠른 고급차부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일본업체의 잇따른 신모델 출시는 가격면에서 더욱 경쟁성 있는일본자동차들이 앞으로도 계속 러시를 이룰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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