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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형의 대표 '백백교' 교주 전용해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총본산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시체해부실에는 범죄형 두개골의 표본으로 백백교 교주 전용해(일부사전에는 전해룡)의 두부가 포르말린 용액에 잠겨 있다고 한다.

일제시대 조선땅을 뒤흔든 희대의 살인사건을 일으켰던 '백백교'는 사이비 종교의 하나로 1937년 교주 전용해 등이 10여년동안 무려 350여명의 신도를 살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평북 영변에서 출생한 전정운이라는 자는 금강산에 들어가서 도를 닦았다고 하여 백도교를 세우고 '백백백의의의적적적'이란 주문을 외우면 무병 장수하여 신선이 된다고 설교하고 다녔다.

주로 강원도 산골에서 우매한 민중을 상대로 포교하여 세력이 커지자 많은 돈을 헌성금이란 명목으로 빼앗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강원도 금화에서 관헌에게 잡혀 백도교는 깨져버렸다.

그 아들 전용해는 이것에 맛을 들여서 다시 백백교라고 교명을 고치고 경기도 가평·양평을 근거지로 하여 포교하고 우매한 농민을 상대로 많은 돈을 빼앗고 신도의 딸을 첩으로 삼아 질탕한 생활을 하였다.

만일 신도 중에 의혹을 품은 사람이 생기면 벽력사란 놈을 시켜 산 속으로 기도하러 간다고 유인해 죽였고, 간부란 사람들 20여명 역시 교주의 손발이 되어 돈 뺏기와 부녀자 능욕, 그리고 살인등 극악무도한 짓을 저질러왔다. - 중앙일보 경성야화 86화 (91년 10월 11일자)

이러한 사실은 백백교에 들어가 재산은 물론, 딸까지 바친 신도의 아들이 경찰에 고발함으로써 그들의 악행이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는데, 사건은 그해 오늘(2월26일) 간부 유인호·유대열 등 150여명이 검거되어 교수형에 처해지고 한달여후인 4월 7일 교주 전해룡이 경기도 양평 용문산에서 자살한 시체로 발견됨으로써 끝이 났다.

전용해 일당은 겉으로는 그럴듯한 15계명을 내세웠으니 8가지 '하라는 것'(경천부·예곤모·충군신·엄사부·효부자·화형제·휼처자·애린리)과 7가지 '하지 말라'(물간음·물음해·물살명·물위도·물질투·물쟁투·물배은)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불·선을 종합했다며 교주의 결백한 심령이 퇴폐한 세상 인심을 맑게 하고 현 사회를 교화 선도하여 다함께 광명세계를 실현하자는 종지(일인지백 장욕백지 어천하야)를 앞세워 전해용 자신이 유일한 구세주라고 믿게 했다.

그러나 전용해 자신은 신도들의 재물을 수탈하고 부녀자겁탈을 일삼으면서 맹목적인 복종과 조직의 힘으로 신도들을 다스렸다.

교주아래에 대법사와 도유사, 공명사, 지부장, 사서, 강인 등 간부급이 수족처럼 움직였으며 몇 사람의 측근 외에는 자기 얼굴을 알 수 없게 하여 자신은 항상 신비의「베일」에 가리워 있도록 했다.

또한 자신은 커다란 독수리로 신도들은 거북으로 형상화하여 거북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나무가지를 독수리가 물고있는 그림을 신도들에게 보여주면서 철저히 비밀을 지킬 것을 엄명했다. 즉 독수리인 자기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면 나무가지가 떨어져 신도들이 한꺼번에 몰살할 것이며 거북이가 입을 열면 역시 떨어져 혼자 죽는다고 설교하여 백백교의 비위가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입조심을 시켰던 것이다. - 중앙일보 범죄감식 '제자 김구현' (1974년 8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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