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승지원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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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인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학수 실장(부회장), 김인주 사장, 최광해 부사장, 전용배 상무, 최진원 부장, 김상규 차장 등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임직원의 집과 별장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 집무실인 승지원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처음이다.

 이학수 부회장 등은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관리와 경영권 승계, 정·관계 로비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삼성그룹 총수인 이 회장은 물론이고 회사 재무를 담당하는 전략기획실 지휘계통에 있는 핵심 임직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며 “이는 특검팀의 수사에 성역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삼성그룹과 계열사들이 회계 자료를 없애는 등 압수수색에 대비해 왔다는 첩보를 입수해 임직원의 집무실과 주거지를 1차 수색 대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조만간 삼성그룹 전체 운영을 관장하는 전략기획실 사무실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은 오전 8시30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다. 이원곤 검사 등 2명의 파견검사와 40여 명의 특별수사관이 투입됐다.

 특검은 승지원에서 서류봉투 2개와 가방 2~3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했다. 또 나머지 임직원의 자택 등에선 회사 운영과 관련된 메모지나 서신, 개인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등 경영 관련 문건을 확보해 내용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특검팀에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가 이건희 회장 일가의 미술품 구매에 핵심적 역할을 한 증거”라며 2004년 자신이 적은 메모를 제출했다.

조강수·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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