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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본우리동네>평촌신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한강 이남의 산들은 대개 그 뿌리를 속리산에 두고 있다.속리산 맥이 경기도안성에서 충남을 형성하는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으로갈라진다.한강이남의 경기도 산들은 이 한남정맥의 가지들이다.안성에서 북진하는 산맥이 용인에 와서 보개산을 만 들고 여기서 왼쪽으로 뻗은 가지들이 서북진해 광교산을 만드니 그 아래가 수원시다.광교산에서 다시 왼쪽 청룡의 맥이 오봉산을 만들고 이어수리산으로 치고 올라가 안양동쪽,군포.안산.부천 등을 만든다.
광교산의 오른쪽 백호는 북진,백운산 을 만들고 다시 더 올라가국사봉.청계산으로 이어지고 다른 한 맥은 관악산 줄기와 연결된다.백운산을 중심으로 서편이 안양시와 의왕시,동편이 성남시의 분당지역,그리고 청계산 서편이 과천시다.
이렇게 보면 광교산과 수리산,백운산과 청계산 그리고 관악산을연결하는 산맥의 좌우에 수도권 도시들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이일대에는 북으로 흐르는 안양천 이외에는 큰 강이 없다.이에 비해 산들은 매우 왕성한 기운을 뻗치고 있다.마 치 무리를 지은학들이 서로 울음을 다투는 형세(群鶴爭鳴形)다.
안양시 평촌지구는 이 무리지은 학들이 내려와 노닐던 벌판이다.절대농지로 묶여 있던 문전옥답이 6공 시절 주택2백만호 건설사업에 따라 택지로 바뀌었다.17만명을 수용하는 거대 집단취락지구로 면모가 일신됐다.
평촌(坪村)은 백운산에서 서북쪽으로 떨어지면서 다시 봉우리를만든 모락산(帽洛山=마치 옛 선비가 쓰던 정자관처럼 생긴 산이다)이 주산이다.청룡은 오봉산에서 수리산으로 건너간 맥이 맡고있고 의왕시와 과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오른쪽 능선이 백호가 된다.또 안산(앞산)은 관악산과 관악산의 서쪽 맥인 삼성산이 맡고 있다.
물의 흐름을 보면 백호쪽 백운산 밑에서 발원한 학의천(鶴儀川=안양천 상류)이 관양동과 경계를 이루며 감고 돌아가 왼쪽 오봉산 뒤 지지대고개에서 발원한 맑은내와 비산교 앞에서 만나 안양천이 되어 서북쪽으로 빠져나간다.전체적인 국은 서북향판이다.
양택지로서는 제대로 법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땅의 이같은 성격과는 달리 택지개발을 하면서 판을 바꿔버렸다.배산임수(背山臨水)보다는 남향을 선호하는 일반적 기호를 더 높이 산 것이다.그 결과 주산은 물론 청룡과 백호가 바뀌고 안산도 바뀌었다.만약 평촌들이 좁았다면 이것 은 바람직한현상이 아니다.
국(택지)이 넓고 앞산으로 바뀐 모락산이 높지 않아 흠이 되지 않는다.여기에다 학의천과 맑은내가 국의 뒤에서 만나 이른바후합금(後合襟)을 이룬다.학의천은 수전현무(水纏玄武=물로써 주산이 되는 격)가 되고 맑은내는 조래수(앞에서 쏟아져 들어오는물.富를 기약한다)가 되니 오히려 판을 바꿔 남향을 취한 것이주택단지에는 길상(吉相)이 된 셈이다.
전체 단지는 모락산 밑에 있는 배수지고지(자유공원)를 기준으로 삼분할 수 있다.모락산과 배수지고지 사이의 샘마을 지구와 서쪽 무궁화마을,동쪽의 꿈마을이 그것이다.샘마을은 모락산이 유관(儒冠=程子冠)을 이루고 삼성산 일부와 멀리 수 리산 정상이탐랑필봉을 이루니 교육기관이 들어설 자리다.현재도 이곳은 학교시설이 중심을 이룬다.다만 과협처(맥이 건너가는 곳)이므로 지기를 누르는 건물이 많이 들어가서는 안좋다.
무궁화마을 지역은 비산동 뒤의 마치 창고처럼 생긴 산을 베개로 삼고 맑은내가 조래수를 이루니 이 일대의 부를 주관하는 격이다.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일대와 비슷한 형국을 보여준다.
꿈마을 지역은 배수지고지의 동쪽맥이 뻗어내려 이 일대의 분수령을 이룬다.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흠이 있지만 모락산이 분명하게 보여 재주있는 문인이 배출되는 곳이다.귀인(貴仁)이란 동네이름도 이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분당이나 일산 등 신도시의 경우에서 목격할수 있듯이 단독택지로 지정된 지역들이 대개 그 단지의 중심혈을차지하고 있다.평촌지역도 무궁화마을과 꿈마을 사이에 있는 단독지구가 중심혈이다.그 모습은 귀인이 막 동네를 나가는 형국이다.크게 보면 학모양의 산들이 좌우에 나래를 펴고 있고 붓끝모양의 문필봉이 겹겹으로 이를 감고 있다.또 뒤에는 삼성산이 창고의 모습을 띠고 있고 앞의 모락산은 삼태(三台) 유관이다.문화.예술인을 비롯해 교육기관이 들어 갈만 한 곳이다.
崔濚周 문화1부장대우 ◇도움말=秀崗 柳鍾根(이수학회고문) 연락처 (720)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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