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종갓집 맏며느리로 구씨 집안에 시집와 평생을 ‘조용한 내조자’로만 살았던 고인이 9일 85세로 타계하자 남편인 구 명예회장과 장남 구본무 LG 그룹 회장 등 가족들은 장례 기간 내내 많은 눈물을 보이며 슬퍼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12일 발인 날도 구 명예회장 등 구씨 집안 사람들이 30여 분간 오열했다고 한다.
이날 발인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별도의 영결식 없이 직계가족 중심으로 단출하게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구 명예회장과 구본무 회장 등 4남2녀, 허창수 GS 회장, 구자홍 LS 회장 등 구씨와 허씨 오너 일가 100여 명만 함께 했다. 친척 외에는 강유식 LG 부회장과 LG 화학 김반석 부회장 등 극소수의 최고 경영진만 참석했다. 당초 LG 그룹 홍보실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관이 리무진에 실릴 때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가족들의 분위기가 워낙 엄숙해 그냥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가족들은 이날 대형버스 3대에 나눠탄 채 고인의 서울 성북동 자택 주변을 운구 리무진과 함께 한바퀴 돌았다. 이어 성남 화장장을 거쳐 가족묘역 성격의 봉안당이 마련돼 있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장지로 이동, 고인의 유해를 안치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