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해방50돌 행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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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나치 대학살의 상징인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50주년을 맞아레흐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과 로만 헤르초크 독일 대통령등 각국대표들은 27일 수용소 현장에서 기념식을 갖고 폭력없는 세상을기원했다.
○…5천여명의 추모객들은 눈발까지 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치의 유대인 말살 계획 중심점이었던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학살된 1백50여만명 희생자들을 위해 촛불을 밝혔다. 20여명의 국가정상.국왕들이 포함된 각국 대표들은 이날전세계인에게 평화를 호소하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 성명은 아우슈비츠 학살이『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라고 규정하고『모든 국가와 민족들이 광신주의와 폭력을 중단할 것을 호소하며 더 이상의 전쟁과 학살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아 훗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엘리위젤은 비르케나우 수용소에서 연설을 통해『공포에 떨고 있는 어머니들의 울부짖음을,비탄에 잠긴 노인들의 기도를,어린이들의 울음을 들어보라』면서『아우슈비츠의 교훈은 증오.광 신주의.폭력.
공포에 무릎꿇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모객들은 나치점령지역에서 붙잡힌 유대인들로 가득찬 가축수송용 열차가 달렸던 녹슨 철로 지선을 따라 촛불을 밝혔으며 유대교.가톨릭교.기독교.그리스 정교.회교등 5개 종교의 기도문이 낭송되는 동안 묵념을 올렸다.
전쟁 당시 폴란드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던 셰바치 웨이스 이스라엘 국회의장은 나치가 유럽을『하나의 거대한 유대인 피의 호수』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일부 유대계 저명인사들은 행사를 주관한 폴란드 정부당국이유대교 의식을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범종교적 행사를 갖는다는 이유로 공식행사에 불참했다.
이에따라 약 1천5백명의 유대인들은 별도 행사를 갖고 수용소로 향하는 철도 지선,콘크리트 초소와 철조망,시체소각로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이 걸었던 길을 행진했다.
한편 아우슈비츠의 가해자인 독일의 TV와 신문등 언론매체들은행사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外信綜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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