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달라졌다>수입농수산물 원산지표시제 정착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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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수입농수산물이 우리 안방 깊숙이 들어와 있다.
中央日報 시장조사팀이 서울의 20세이상 남녀 5백명(11~20일)을 대상으로 「수입농수산물 구입실태」에 관한 면접조사를 한 결과 수입과일의 경우 10명중 8명꼴로 사먹고 있고 야채나채소류는 3명중 1명꼴로 구입해 식탁에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입농수산물을 구입할때 처음부터 수입품인지 알고 사는 경우보다 모르고 산 경우가 두배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원산지표시를 않고 파는 업체에 대한 관계당국의 단속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수입농수산물을 구입해 먹어본 사람의 7할이상이 맛.품질면에서 우리것보다 나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은 비교가 안되지만 국내에서도 생산되는 것은 국산이좋다고 말한다.
조사결과 과일류는 대부분의 서울시민(87.0%)이 사본 것으로 나타났다.다음으로 야채.채소(32.4%)와 육가공류(26.
8%),곡식류(14.4%),생선류(11.2%),한약재(7.0%),수산물(6.4%) 등의 순이었는데 수입품인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아 실제 구입경험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물품을 사본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과일중에서는값이 싼 바나나(94.5%) 구입경험이 가장 많고 키위(48.
5%).파인애플(39.1%).자몽(34.0%).레몬.오렌지.멜론 등의 순으로 구입했다고 했다.
채소.야채류도 파동이 있을때마다 수입돼 주부들의 양념거리 걱정을 덜어주었는데 특히 양파(44.4%).피망(40.7%).마늘(32.7%)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파슬리(17.9%).고추(8.0%).,고사리(8.0%).샐러리.감자.케일 등도 우리의식탁을 바꾸고 있다.
육가공류에서의 구입경험품목은 햄(85.1%)이 압도적으로 많고 소시지(44.0%)가 그 다음이다.스팸.치즈.꼬리곰탕.육포도 우리의 한우나 돼지고기를 대체한다.
수입곡류는 국내에서 거의 생산되지 않는 아몬드가 70.8%로나타난데 비해 콩.팥.깨.땅콩.해바라기씨 등은 아직 10%미만으로 국산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사본 경험이 있는 생선류가운데는 조기(60.7%)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대구(28.6%).갈치(21.4%).동태.오징어 등도 꼽혔다.
수입한약재에서는 수입녹용(77.1%)의 구입경험이 가장 많고녹각(17.1%).인삼(17.1%).웅담도 중국산이 주종을 이룬다. 수산물에서는 새우(56.3%).게(31.3%)를 주로 사봤다고 했는데 다소 낯선 바닷가재(25.0%)를 사본 소비자도 있다.그 외 문어.대하.우렁이.오징어.미더덕.조개 등이다.
값이 싸기 때문에 수입육류를 구입하긴 했으나 대부분(72.4%)은 맛이 국산보다 못하다는 의견이다.맛이 떨어지는 이유는 육질이 질기고(39.6%) 노린내가 나며(24.9%) 국물맛이제대로 우러나지 않기 때문이다(14.4%).
유통기간이 길고(14.4%) 쫄깃한 맛이 없고 퍽퍽하며(5.
2%) 방부제 사용여부도 의심스럽고(5.0%) 기름기가 많으며깊은 맛이 없는 것 등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수입고기는 국거리용보다 양념을 많이 하는 불고기(36.8%).LA식 갈비구이(10.2%).스테이크.비푸까스 등을 하는데 주로 사용한다.맛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현재 사는 정도(54.8%)이거나 지금보다 더 살 것(28.
0%)이라고 응답해 수입육류의 소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불과 1할정도(12.0%)가 지금보다 적게 사고 싶다는견해를 밝혔다.
한우의 가격구조 개선이나 차별적인 시장개척(국거리.곰탕.갈비찜.전골.장조림용 등)이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쌀이 판매된다해도 우리 쌀을 사겠다는 가정이 절반(56.0%)을 넘고는 있으나 수입쌀(25.2%)을 사거나 두고봐야 알겠다(18.8%)도 적지 않아 쌀 시장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사된 것보다 수입농수산물은 더 많이 팔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농수산물의 경우 3명중 2명의 소비자(66.8%)가 수입된 것인지 모르고 사기 때문이다.대부분의 농수산물이원산지 표시가 돼있지 않고 우리 것으로 둔갑되기도 하는 실정에서 소비자와 생산자 양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유통구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 요망된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7할이상이 수입품의 맛(72.4%).품질(75.8%)이 우리 것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을 감안하면 수입농산물 개방확대에 대비해 우리 농촌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나물류 등의 채소,생선류,콩.팥.녹두.깨 등 곡류,마늘.양파.고추 등 양념류는 우리 것이 훨씬 좋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과일류가 우리 것보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은 편이라고평가한다.이러한 인식때문에 채소나 야채(11.6%).곡류(7.
0%).수산물(4.6%).한약재(4.4%).생선류(3.2%)의구매의향은 적은 편이나 수입과일류는 앞으로도 사겠다(69.4%)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맛.품질관리.원산지표시 의무화 등으로 거센 개방화물결을 이길수 있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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