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받는 미군기지 활용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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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는 10일 동두천 시청에서 주민 150명을 상대로 미군기지(공여지) 활용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반환되는 미군기지를 대기업 생산단지·외국 대학·골프장과 골프빌리지·세계문화촌·공원·상업시설로 활용하는 개발 청사진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동두천시에서 공여지는 시 전체 면적(95.68㎢)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캠프 님블이 우리 정부로 반환된 데 이어 나머지 5개 미군기지가 2011년까지 연차적으로 반환된다.

 서울 용산과 경기 지역 일대의 미군기지에 대한 개발 청사진이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한·미 합동위원회에서 관리권이 이양돼 매각 예정인 전국 18개 미군기지가 한국 정부로 첫 반환된 지난해 4, 5월 이후 경기 지역에서 공여지 개발계획 수립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환된 미군기지 18개 중 13개가 경기도 5개 시에 속해 있다. 서강대 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인 캠프 자이언트 등 5개 기지는 파주에,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가 들어서는 캠프 에세이욘 등 5개 기지는 의정부에 각각 위치해 있다.

 도는 해당 지자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3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5월 반환 공여지 활용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6월 행자부 중앙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한미군공여지 등 특별지역 발전종합계획’을 수립, 2017년까지 연차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동두천서 첫 설명회=계획에 따르면 보산동 캠프 케이시는 18홀 규모 골프장 7개 정도 크기인 전체 부지 가운데 53.7%에 대기업 생산라인 및 협력단지, 외국 대학 및 연구단지, 배후 주거시설이 조성된다.

 캠프 케이시와 인접해 있는 캠프 호비는 산악 지형이 많아 전체 면적의 25.4%만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이 수려한 점을 활용해 골프장과 고급 주택지를 만들고, 다양한 세계 문화와 건축양식을 본뜬 문화촌을 건설할 계획이다. 상패동 캠프 님블은 부지 전체를 개발할 계획으로 하천 주변은 공원, 나머지는 복합용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동두천동 캠프 캐슬은 지방산업단지와 연계한 산업클러스터, 주거 공간, 공원 및 녹지, 도로 등으로 개발된다.

 축구장 20배 크기인 의정부시 캠프 카일과 시어스에는 경기 북부 광역행정타운 조성 사업이, 캠프 에세이욘에는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가 2011년까지 각각 건립된다.

 ◆유엔사 부지, 민간 매각될 듯=서울 동작구 대방동 캠프 그레이 부지(8874㎡)도 개발된다. 서울시는 기지 바로 뒤편에 서울여성플라자가 위치한 이점을 살려 이 땅을 사들여 복합 문화공간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철 대방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고 여의도와도 가까운 이점을 살리면 활용 가치가 높다는 계산이다.

 당초 국방부는 이곳에 병무청이나 해군회관의 이전을 검토했다. 그러나 작전상 필수 시설이 아니면 군에서 활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밖에 용산구 동빙고동 유엔사 부지(5만3458㎡)도 반환 대상이다. 서울시는 아직까지 이 부지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익진·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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