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우리도 웰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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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봄이다. 따뜻한 봄이 되면 여기저기서 겨우내 미뤄 두었던 공사가 시작된다. 올해는 특히 체감 경기가 나빠지면서 신축보다는 리모델링 쪽을 많이 선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리모델링업계도 신규 아파트시장 처럼 '웰빙(well-being)'이 화두다. 새 봄을 맞아 리모델링을 준비 중인 사람들 위해 요령과 유의점을 소개한다. [편집자]

◆'웰빙'리모델링 관심 높아져=주택에 웰빙을 접목시킨다면 친환경 자재와 공법사용이 그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시멘트.철근 등 마감재의 독소를 제거해야 한다. 시멘트 위에 특수 처리 도료를 바르면 석고보드나 시멘트 유해균을 중화시켜준다.

페인트는 천연 무공해 페인트를 사용해 유해 물질을 최소화하고, 벽지는 종이.숯.바이오.황토.항균벽지 등을 사용한다. 이중 항균벽지는 미세입자화한 은을 사용해 살균.항균.항곰팡이.전자파 차단.아토피 예방 등에 좋은 효과를 낸다. 벽지 대신 천연 대나무 등으로 마감하면 건강은 물론 미관상 보기에도 좋다.

바닥에는 수맥을 차단하는 동판을 시공한다. 음이온이 발생하고 독소를 중화시키는 등 유해 물질을 제거해준다. 그 위에 맥반석.천연나무.대나무.플로링.음이온 마루.옥돌 등 천연 자재를 사용하면 건강에 좋고, 정전기를 막아준다.

환기시설은 유해물질을 배출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특히 늘 창문을 열수 없어 둘 수 없는 고층 아파트라면 강제 배기시스템을 설치해 수시로 환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빈 방이 있다면 명상실로 만들어 봄직하다. 황토.숯.대나무.맥반석으로 마감해 여유시간에 명상도 즐기고, 음이온도 받을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함께 편안해진다. 참공간디자인연구소 이명희 소장은 "웰빙이라고 해서 분수에 맞지 않는 호화로운 집을 짓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족들이 건강하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발코니 확장은 금물=아파트 리모델링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됐던 발코니 확장은 이제 금물이다. 건설교통부가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발코니 확장을 금지시킨 데다 지자체의 단속 의지도 강하다. 최근 발코니 확장을 한 아파트는 나중에 팔 때 기피되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닥재와 가구, 몰딩류는 몇 년 전부터 사용됐던 체리(벚나무)가 꾸준히 인기다. 고급스럽고, 무난하며 질리지 않기 때문이다. 거실을 개조할 때 벽면에 아트월과 우물천장을 만들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공간이 넓여보이는 효과가 있다. 거실바닥을 나무로 깔 때는 길이 방향으로 나무 결을 깔면 훨씬 넓어 보인다.

주방의 경우 기존에 쓰던 가전제품을 새로 바꿀 경우에 한해 김치냉장고.식기세척기.드럼세탁기 등을 빌트인으로 꾸미면 집안이 깔끔하게 정돈돼 보인다.

◆안방.자녀방엔 붙박이장을=붙박이장을 설치하면 장롱에 비해 공간활용도가 높아진다. 특히 바닥부터 천장까지 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납공간이 늘어난다. 고정식보다는 이사갈 때 가져갈 수 있는 이동식이 좋다. 값은 자당 15만~40만원이다. 리모시스 양승준 실장은 "자녀방의 경우 책장.책상.옷장.침대 등을 맞춤형으로 짜면 공간이 넓고 조화롭게 보인다"고 말했다.

벽지는 밝은 계통으로 바르고 가구는 따뜻한 색상을 고르는 게 좋다. 자녀방의 벽지는 비싼 것보다 쉽게 흠집이 나지 않고 때가 잘 타지 않는 소재가 좋다.

◆욕조 대신 샤워부스를=불필요한 욕조는 공간만 차지하므로 가족들 합의 하에 샤워부스로 바꾸면 넓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세면기는 배관이 보이지 않는 스탠드 형이 인기다. 30평형 아파트의 욕실(1.4평)이라면 샤워부스.세면기.변기.수전.조명기구.타일을 모두 고치는데 300만~400만원 정도 든다. 욕실 바닥과 벽의 타일 색깔은 같은 것으로 해야 공간이 넓어 보인다. 타일에 금이 갔을 때는 완전히 뜯어내고 새 타일을 끼워넣는 게 좋다. 접착제는 방수성이 좋은 것을 사용하고 기존 타일과 새 타일의 틈새는 실리콘 충전제로 메운다.

◆이런 것을 유의하자=리모델링할 때는 공사할 범위와 예산을 체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시공업체를 고를 때는 견적만 제시하는 업체보다 시공 후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업체를 선택한다. 원하는 디자인을 자세히 알려줘야 만족스런 디자인을 얻을 수 있다.

인테리어의 경우 지나치게 유행에 민감한 것은 피하는 게 좋다. 흰색이나 아이보리 등 밝은 계통으로 마감재를 선택해야 싫증나지 않는다.

공사할 땐 아파트의 경우 최소 윗층과 아랫층 등에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게 좋다. 아파트단지에선 주말에는 공사를 못하도록 하는 곳이 많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준공검사 전에는 지정된 마감재를 사용했는지,문 개폐 상태는 이상이 없는 지를 체크한 뒤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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