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에 없는 姓 급증-귀화하는 외국인늘어 이색作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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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계화시대를 맞아 한국도 이제 다민족(多民族)사회로 접어들고있다.순수 한국이름을 가진 파란눈의 서양사람이 늘고 족보책에서도저히 찾아볼수 없었던 희귀성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으로 귀화(歸化)하는 외국인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외무부에 따르면 지난 83년부터 지난해까지 귀화한 외국인은모두 4백48명.지난해에만 1백1명이 귀화했다.
이들의 한국이름 작명법은 제각각으로 그중 원래의 이름을 원어(原語)발음과 가장 가깝게 지은 사례가 가장 많다.
지난해 11월 귀화한 미국인 게리 렉터(52.서울성북구동선동)씨는 류게리(柳憩里)로 지었다.「버드나무 우거진 곳에서 쉬어가는 마을」이라는 해석이다.같은달 귀화한 미국인 제임스 파크스(27.서울한강로)씨의 한국명은 박정훈(朴貞訓).
지난해 4월 귀화한 대만출신의 고만통(雇萬通.34.경기도 의정부시)씨는 자칫「고민통」으로 놀림감이 될 수도 있어 성은 그대로 둔 채 이름만 민규(旻奎)로 바꿨다.
역시 대만출신의 소소추(蕭素秋.33.여)씨,지난해 12월 귀화한 사충결(沙忠潔.34.인천시북구계산동)씨,11월 귀화한 난문규(欒文奎.27.서울 용산구 원효로)씨등은 한자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국내 새 성씨로 기록되게 됐다.
지난해 11월 귀화한 미유키 후지오(三由富治天.40.경기도 성남시 분당)씨는 성만 金씨로 바꾸고 이름은 「후지오」라고 한글식 발음을 그대로 붙였다.반면에 야마모토 지도(山本 是道.39.경남김해군진영읍)씨는 성을 완(玩)씨로 하고 이름은 시도(是道)라고 발음만 한국식으로 바꿨다.
또 일본인 다카노 스스무(高野進.41.서울관악구봉천동)씨는 고진일(高進一)로 지었다.
한국식으로 특별히 의미를 부여해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다.지난해 6월 귀화한 일본인 시타 야스유키(志田康彦.34.경기도광명시광명동)씨는 이름을 한국에서 승리하고 구원한다는 한승구(韓勝救)로 지었다.
지난해 12월 귀화한 필리핀인 제수스 나세스(42.인천남동구간석동)씨는 김영준(金榮準)으로,필리핀 출신 레이날도 마노타(경기도 수원시권선동)씨는 金보득으로 개명했다.
TV드라마『딸 부잣집』에서 칼 토마로 분한 독일 출신의 이한우(李韓祐.42)씨의 원명은 베른하르트 크반트.이순신(李舜臣)장군의 李씨성을 따고 한국(韓)을 돕겠다(祐)는 취지로 한우라는 이름을 지었다.그는 지난 78년 한국에 왔다가 「한국의 아름다움에 반해」86년 아예 귀화했다.
〈金成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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