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너무 심한 올겨울 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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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겨울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있다. 강추위와 봄날 같은 따뜻한 기온이 번갈아 나타나는가 하면 짙은 연무(煙霧)와 황사가 전국을 뒤덮기도 한다. 기온 차가 크고 대기 중 미세먼지도 많아 겨울철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기상청 정광모 예보관은 8일 “장기적인 지구온난화와 한반도의 기온을 떨어뜨리는 라니냐가 맞서면서 겨울철 기온 차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정반대의 대기현상이 충돌하면서 날씨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널뛰기 기온과 안개=지난해 12월 서울지역의 평균기온은 1.8도로 평년기온(1971~2000년 평균)인 0.2도를 크게 웃돌았다. 새해 들어서도 1일과 2일에 강추위가 닥쳤지만 다시 따뜻해졌다. 6일 서울지역 낮 기온은 평년보다 5도나 높은 7.3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기온이 올라가면서 겨울 안개도 자주 끼고 있다. 6일 끼기 시작한 안개는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과 뒤섞여 연무로 바뀌었고 7일 밤에는 더욱 짙어졌다.

 7일 오후 9시 서울지역의 가시거리는 1.2㎞로 떨어졌다. 경기도 동두천지역의 가시거리는 0.8㎞, 문산은 0.05㎞, 수원은 0.2㎞까지 떨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연무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까지 치솟았다. 7일 서울지역은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돼 8일 오후까지 계속됐다.

 ◆겨울철 황사 기습=8일에는 때 아닌 겨울 황사까지 찾아왔다. 광주광역시와 충남 천안, 강원 춘천 지역의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 ㎥당 20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안팎까지 증가했다. 1월에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02년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29일에는 2001년 이후 6년 만에 12월 황사가 한반도를 덮기도 했다.

 이처럼 겨울 황사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중국 황사 발원지가 눈이 내리지 않아 건조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황사가 발생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연무가 발생했을 때는 아침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다시 추워진다=기상청은 8일 “고기압의 영향으로 9일 오후부터 쌀쌀해지고 10일부터 전국의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추워지겠다”고 예보했다. 서울지역은 10일 아침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지겠고, 주말인 13일 이후에는 영하 7~9도의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강찬수 기자 

◆라니냐=동태평양에서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며,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과는 정반대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세계 각 지역에 장마·가뭄·추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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