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영어 NIE 일석이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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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강사 트레버 디아즈가 서울 청담어학원에서 열린 ‘어린이를 위한 영어로 하는 NIE’ 특강에서 학생들과 함께 ‘마이 애플 뉴스’를 읽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아이 헬프트 마이 네이버 그랜드마더. 클리닝 앤 워싱. 래스트 선데이. 아임 소 해피.” 신은채(서울 화랑초·4)양이 자원봉사를 다녀온 뒤 친구들 앞에서 영어로 하는 말이다. 지난주 일요일 이웃집 할머니를 찾아가 청소와 빨래를 도와줘 너무 기뻤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31일 청담어학원 서울 중계분원에서 ‘어린이를 위한 영어로하는 신문활용교육(NIE)’이 처음 선보였다. 수업에 참여한 신양은 "신문으로 영어를 공부하니까 친구들과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중앙일보와 청담어학원이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영어로 하는 NIE’강좌를 열고 있다. 영어도 공부하고 신문을 통해 생각의 폭도 넓힐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재는 중앙일보 어린이 영어신문 ‘애플 뉴스’와 이에 맞춰 청담어학원 CDI연구개발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문제풀이용 워크북이다. 수업은 ‘애플 뉴스’가 다룬 기사를 소재로 삼아 영어 토론으로 진행된다.

 원어민 강사인 트레버 디아즈가 ‘Dreams of Flying(비행의 꿈)’란 주제로 첫 수업을 선보였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하우 잇츠 플라이?” “더 휴먼 해즈 윙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스케치한 날개 비행기 ‘오니솝터’에서부터 오늘날 여객기와 미확인비행물체(UFO)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행체를 만화그림으로 보여주자 학생들 질문이 빗발쳤다.

 디아즈 강사는 인류의 비행기술 발달사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도 주입식 설명 대신 단편적 질문들을 노련하게 던졌다. 학생들이 관련 영어기사를 읽고 직접 영어로 말하게 하기 위해서다.

 디아즈 강사는 “학생들이 한국말로 생각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영어로 직접 이해하고 표현하도록 유도한다”며 “영어를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수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강사가 비행기 사고 직전 승객들이 불안해하는 혼란스러운 장면을 보여주며 “누가 가장 위험한가?”라고 영어로 묻자 학생들의 영어 답변이 꼬리를 물었다. “티처, 더 보이 이즈 낫 세이프티 벨트(소년이 안전벨트를 안했어요)” “더 우먼 해즈 낫 에어 매스크(산소마스크를 하지 않은 여성도 있어요)!”

 학생들의 발표에는 문법의 오류가 있었지만 수업이 의사소통을 위한 의미 전달 능력 발달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자신감 넘친 목소리로 가득찼다. 이런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워크북이 유도하는 단어 점검, 내용 이해, 요점 정리, 문장 쓰기, 의견 밝히기, 문맥 파악하기 등을 익히게 된다.

 조규원(서울 을지초 5)군은 “발표도 하고 문제도 풀면서 듣기, 말하기, 토론하기, 쓰기를 같이 연습할 수 있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며 “생활 속의 재미있고 쉬운 소재로 공부해 영어와 쉽게 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론 주제는 ▶겨울잠 ▶땅속 세계 ▶옛날 사람들의 옷 ▶남극과 북극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들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수업 후에도 애플뉴스 홈페이지 동영상을 통해 원어민 음성으로 수업내용을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련된 영화를 보거나 말하기 시험 등에 참여할 수 있어 입체적인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앙대 김혜영(영어교육과) 교수는 “외국어 NIE는 다양한 정보와의 만남을 통해 사고력·독해력과 논리적 글쓰기에 도움을 주므로 외국어 교수학습법과도 일치한다”며 “영어로 하는 NIE는 시험성적을 위한 영어 학습이 아니라, 실생활을 위한 언어 구사력을 높여줘 실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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