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費.호주등지서 주택분양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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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LA 오렌지카운티에서 멋진 유학생활을』『꿈의 하와이 해변 콘도에서 겨울을 난다』『안락한 여생을 시애틀 실버타운이 보장해드립니다.』 주택업체 명의의 이러한 광고문구가 국내 신문지면을채울 날이 멀지않은 것 같다.정부가 30만달러까지 해외부동산취득을 확대허용키로 한뒤 외국 주택구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내 주택업체들이 외국에 단독.연립주택을 지어 내국인을 상대로 분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부동산 규제가 크게 완화되자 외국 분양업체와 줄닿는 일부 부동산중개인들에게 해외주택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터에 외국 소재 국산(國産)주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명도가 높은 국내업체가 시공한 외국주택의 경우 내국인들이 관련분양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부실(不實)물건.국제분양사기와 같은 리스크를 크게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엔 벌써부터 내국인 실수요자들로부터 심심찮게 문의가잇따르고 있다.삼성건설 해외사업팀 관계자는 『우리회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단독주택 1백21가구를 짓는다는 신문보도가 지난해 12월 나간 직후 「현지에 유학할 예정인데 어떤 방법으로 집을 분양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대구.광주등지에서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까지 내진 않았지만 이러한 판매전략을 세우고 내국인을 상대로 가장 적극적인 판매에 들어간 곳은 대우건설.미국 워싱턴州시애틀시 인근 두곳에서 단독.연립주택을 짓고 있는 이 회사는 현지주민 수요만으로 1백% 분양이 어렵다고 보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물밑판촉에 들어갔다.
한 곳은 시애틀市 동쪽 25㎞ 호숫가에 위치한 실버타운으로 35~50평형 단독.콘도미니엄 7백86가구를 호당 17만~20만달러에 분양하고 있다.주로 55세이상 노인들을 겨냥했다.시애틀 인근 랜톤.레드몬드지역에도 60~1백10평형 단독주택 3백17가구를 신축중이며 분양가는 25만~30만달러선.
한신공영이 중국 첫 해외사업으로 지난해 11월 완공한 옌지(延吉)시 45평형 한신아파트는 이미 백두산관광을 알선하는 한국여행사등 현지 한국인 주재원을 위한 숙소로 20여가구가 팔린 바 있다.우방이 베이징(北京)시에 짓고 있는 고급 아파트 1백69가구중 30여가구도 한국기업 현지 임직원들이 매입했다.
우방 관계자는 『도시화와 인구증가가 급진전되고 있는 베이징시는 아파트값이 서울에 못지 않고,또 빠르게 오르고 있어 주택.
부동산투자의 적지(適地)라고 할만 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하와이.호주.동남아.중국등지에서 주택사업을 벌이고있는 10여개 국내 주택업체들도 현지 수요만으로 분양이 여의치않으면 내국인 상대로 분양광고를 낼 계획이다.
〈표참조〉 해외주택사업은 땅값.물가가 싸거나 경관.주거환경이뛰어난 미국서부.하와이.호주등에 집중되고 있으며 분양면적 50평.분양가 20만달러 안팎의 전원풍(田園風)단독주택.빌라가 주류를 이룬다.서울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를 처분하면 한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쌍용건설 기획부 박주섭(朴柱燮)차장은 『가까운 일본만 해도 오래전부터 하와이.괌.사이판등지의 유명 휴양지에 단독주택.콘도미니엄을 지어 놓고 국내 신문에 분양광고를 내는 일이 흔하다』며 『애초부터 내국인을 겨냥해 해외주택사업을 벌이 는 사례가 국내주택업계에도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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