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과학고 합격의 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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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다. 과학고 합격생들은 “중2 겨울방학이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준비에, 중3 내신 선행학습까지 준비할 게 많다. 2008학년도 서울과학고 특별전형 합격생 김근우(16·잠실중 3) 군·구슬아(16·한산중 3) 양 을 만나 과학고 합격을 위한 방학활용법에 대해 들었다.


김근우


구슬아

"중2 겨울방학동안
주요과목 위주 예습해 두는 게 좋아"

올림피아드 수상자에게 가산점 부여
“성적이 잘 나올 것 같은 과목, 지원자가 적은 과목이라고 해서 섣불리 선택했다간 낭패보기 십상입니다.”
과학고는 올림피아드 수상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준비가 필수다.
김군은 2학년 때까지 물리 과목 선행학습이 돼 있었지만 자신이 공부해 보고 싶었던 과목이 화학이었던 탓에 겨울방학이 되자 올림피아드 과목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1주일 여의 고민 끝에 과감히 화학올림피아드 준비를 시작했다.

김군은 “같은 학원에서 함께 과학고를 준비했던 학생 중 상당수가 화학올림피아드 수상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학원수업 쫓아가기조차 힘겨웠다”며 “그러나 하고 싶은 과목을 공부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화학Ⅰ 탄소화합물 부분과 화학Ⅱ, 일반화학 순서로 화학 과목을 섭렵했다. 겨울방학동안 하루 5~6시간씩은 반드시 화학책과 씨름했다. 방학이 끝난 뒤에는 미국 화학올림피아드 기출문제, 시·도 경시대회문제 등을 풀었다. 이런 노력 끝에 중3 때 치러진 화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중2 때 1·2차 수학올림피아드(KMO)에서 장려상과 동상을 수상한 구양은 그해 겨울방학에도 수학 과목에 집중했다. 방학동안 하루 10시간 넘게 수학에 투자한 결과 중3 8월 치러진 KMO 2차 대회 금상을 거머쥐었다. 구양은 자신만의 ‘단계별 수학공부법’을 귀띔했다. “수학올림피아드 준비 시작단계에서는 개념 위주로 기본을 튼튼히 다져야 하며, 어려운 문제를 오랜 시간동안 잡고 있지 말 것”을 조언한다. 그는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춰졌다고 생각하면 그 때부터는 절대 해답을 보지 말고, 시간이 얼마 걸리든 끝까지 스스로 풀어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신준비, 두말하면 잔소리(?)
“이번 서울과학고 합격생 중 수학올림피아드 커트라인 성적이 2%대라고 하더라고요. 제 친구 중에는 수학·과학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지 못햇는데도 내신이 좋아 서울과학고에 합격한 아이도 있어요.”
구양은 중3 때 수학올림피아드 준비 때문에 내신관리를 소홀히 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그는 “중1·2 때는 웬만큼 내신성적이 잘 나왔는데, 특목고 입시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3 내신관리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과학고 입시에서 내신이 좋지 않으면 그만큼 합격의 문이 좁아진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양도 3학년 1학기 좋지 않은 내신성적(수학·과학 4%, 영어 15%) 때문에 마음졸이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그는 “겨울방학동안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과목을 위주로 3학년 때 배울 교과내용을 예습해 두는 게 좋다”며 “학기 중에는 ‘아는 내용을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수업내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군은 “내신과 올림피아드를 ‘다르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수학은 내신준비를 하면서 많은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요령을 익힐 수 있다.
과학의 경우에도 중간·기말고사 기간을 ‘부족한 부분의 개념을 한번더 꼼꼼히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게 김군의 지론이다.

절제력 키우는 연습하라
중2 겨울방학.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 유혹도 많은 때다. 그러나 이들은 “놀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제력을 키우는 게 과학고 합격의 1차 관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소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등 인터넷 게임을 즐겼던 김근우 군은 겨울방학부터 스스로 PC방 출입을 금했다. 한번 PC방에 가면 2~3시간씩 게임에 몰입(?), 공부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친구들을 만나고 싶으면 2주일에 1번꼴로 모여 축구시합을 했다.

김군은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번 하면 계속 하게 된다”며 “땀흘려 운동하고 나면 몸도 좋아지고, 정신도 맑아져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속극 시청도 자제했다. TV가 보고 싶으면 주말 식사시간에 하는 쇼프로그램 1개를 정해놓고 봤다.
구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창 친구들과 수다떨고 싶은 15세 소녀였던 구양은 휴대폰과 컴퓨터가 공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10분만 쉬어야지’하는 생각으로 친구들과 휴대폰 문자를 주고 받다보면 40~50분이 훌쩍 지나갔다. 공부할 때는 휴대폰을 무음으로 바꿔놓았다. 컴퓨터도 거실로 옮겼다. 구양은 “방학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며 “휴대폰과 컴퓨터 등 공부에 방해되는 물건은 방에서 최대한 멀리 위치하게 하는 것이 학습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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