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돌연 엉거주춤-창당이냐.화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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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필(金鍾泌)민자당대표가 17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전당대회때까지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함구를 선언했다.동시에 당일로 예정된 강원도지부개편대회에 참석하려던 일정을 취소했다.
이는 전당대회(2월7일)까지는 독자노선 선택을 결행하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민자당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아직 세결집에자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즉각적으로 나왔다.이에따라 2월초까지는 민자당내에서 계파별 막후 줄다 리기가 치열할것으로 보인다.
金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그 동안 말을 오락가락 해왔다.
金대표는 14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로부터 대전집회때까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공격 발언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그러다 16일 삼척지구당(위원장 金正男)개편대회에 참석하면서부터 수위를 최저로 낮추었다.
金대표는 삼척에서『나는 탈당한다고도,신당을 만든다고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어 金대표는 그 동안의 金대통령에 대한 공격은『그것은 당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몇가지 지적한 것이지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당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앞서 金대표는 대전집회가 있은 15일까지만해도『개인 김영삼씨와는 별개로 대통령 김영삼에 대해서는 머리를 숙이고 깍듯이 모셔왔는데 이제는 그것도 막을 내렸다』고 결별 선언을 했었다. 이에 비해 金대표의 삼척에서의 발언은 엄청나게 후퇴한 셈이다.金대통령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언급도 없었다.최근 일련의 모임에서 해오던 세계화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다만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새삼스레 강조하고 나와 이채를 띠었다 .그러나그는 끝내 장유유서(長幼有序)와 붕우유신(朋友有信)을 언급하면서도 군신유의(君臣有義)는 언급하지 않았다.
金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해석이 엇갈려왔다.첫째,이는 전술상의 보폭조절이라는 분석이다.金대표가 이미 결별을 결심하고 있지만 나중에 신당 창당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그 동안 당내에서 동 조자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대전에서의 발언이 지나쳐 상대방의 반격이 우려돼 일단소나기를 피하려한다는 것이다.이는 또 그 동안의 세결집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는 마지막까지 金대통령과의 화해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그리고 화해가 되면 평당원등으로 잔류한다는 것이다.
극언에 가까운 발언은『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그 동안의 섭섭함을 흥분속에서 한 번 표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이러한 분석은 그리 커다란 설득력은 없어보인다는 지적이다.그러나 金대표의함구선언으로 화해와 평당원 잔류가능성도 일말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최근 공화동우회 회장으로서 金대표 세결집의 중심이되고 있는 최재구(崔載九)고문도 16일『두 분이 다시 잘되어 金대표가 당내에 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 金대표진영도 강온 양파로 나뉘어 있다.
16일 저녁 정석모(鄭石謨).구자춘(具滋春).조부영(趙富英).이긍규(李肯珪)의원과 김용채(金鎔采)前의원은 서울청구동 金대표 자택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신당결성을 서두르자는 입장과 金대통령의 태도변화를 기다리자는 입장으로 갈렸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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