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기 60~64년 외교문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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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부가 16일 공개한 60년부터 64년까지의 외교문서 8백41권 10만여쪽에는 현대사의 중요 고비를 이루고 있는 4.19와 5.16이 포함돼 있다.특히 이승만(李承晩)대통령이 4.
19를 당시 장면(張勉)부통령의 권력욕에서 빚어진 사건으로 판단했다는 사실과,박정희(朴正熙)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이 하와이 망명중이던 李前대통령의 귀국을 포기토록 종용하라고 지시한 대목등은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공개된 문서중에는 5.16 직후의 대미(對美)군사원조 요청및 월남 파병,한일수교협상,영친왕(英親王)귀국등 현대사의 중요 길목을 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일반인들은 16일부터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람할 수 있다.
[편집자註] 60년 4월21일 이승만(李承晩)前대통령과 매카나기 주한美대사 면담록에는 부정선거와 4.19를 바라보는 미국과 李대통령의 시각이 매우 대조적으로 나타난다.
당시 외교문서에는 李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크리스천 허터 美국무장관의「8개항 주의각서」와 매카나기 대사의 외교각서가 들어있지만 심의결과 공개대상에서 제외됐다.
▲매카나기=미국이 이번 사태(4.19혁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한국에 대한 우정과 선의의 결과다.
▲李대통령=이번 문제는 장면(張勉)한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다.노기남(盧基南)주교와 張이 한국의 헌법을 어기고 권력을잡으려는 정치적 목적에서 가톨릭과 교회를 이용했다.
▲매카나기=미국은 張이 혼자 문제를 일으킬 만큼 파워풀하다고생각하지 않는다.
▲李대통령=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사의 견해는 무엇인가.
▲매카나기=정부와 국민간의 진실한 관계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내에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야한 뒤 하와이에 머물던 李前대통령은 62년초 신병을 이유로 귀국을 강력히 희망한다.그러나 당시 박정희(朴正熙)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국민감정을 내세워 그의 귀국을 저지토록 호놀룰루 총영사관측에 강력히 지시한다.
▲駐호놀룰루총영사 李박사 귀국에 대한 본부 견해 요청(62년2월27일)=李박사의 측근인 崔병엽씨가 총영사관을 방문,李박사의 건강악화를 이유로 조기 귀국을 요청하고 있음(일행은 李박사.부인.최병엽.아들 李仁秀 등).
▲최덕신(崔德新)외무장관 회신=李박사의 귀국문제는 정부에서 찬성할 시기가 아닌 것으로 생각함.
▲駐호놀룰루총영사 보고전문(62년3월9일)=崔병엽씨는 3월17일 호놀룰루 출발,19일 한국에 도착할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총영사관에 연락해왔음.
▲외무차관의 긴급전화및 전문타전(62년3월16일)=국민감정에비춰 정부로서는 李박사의 귀국을 절대 용납할 수 없으니 총영사는 만전을 다하여 李박사가 귀국하지 못하도록 조처할 것을 지시함. ▲駐호놀룰루총영사 보고(62년3월16일)=李박사 건강은 시간문제임.李박사의 사과성명서 16일 오후 4시발표,17일 오전 재차 접촉해 최후 조치할 계획임.
▲朴正熙의장 지시사항(62년3월17일)=AP보도에 의하면 李박사가 귀국에 앞서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사과문을 발표했든 아니했든 정부의 허가가 없는 한 귀국해서는 안된다고 총영사에게 지시하라.
▲駐호놀룰루총영사 보고(62년3월18일)=출발이 취소됐으며 양자인 李인수만 귀국할 계획임.
▲李承晩발언(62년3월19일)=정부에서 하는 일에 복종해야 한다.그러나 나라가 잘되어 간다니 죽기전에 한번 보고 죽으면 한다. 월남(越南)파병은 월남정부의 공식 파병요청 절차를 거쳤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외교경로를 통한 美정부의 강력한 종용이있었음은 물론이다.
▲웬 칸 총리의 지원 정식 호소문 전달(64년7월15일)=베트콩의 공격에 맞서 승리를 도와주며 역내 평화를 찾고 자유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할 수 있도록 귀정부가 가능한 적시의 지원을 해줄 것을 믿는다.
▲칸 총리의 공한에 대한 정일권(丁一權)국무총리 회신(64년8월3일)=가까운 시일내에 월남에 한국 군사원조단을 파견할 것임. 이 원조단이 공산 침략자를 격퇴하고 양국간 전통적 우호관계를 한층 공고히 하는데 일조가 되기를 기대한다.
▲미국의 월남파병 비공식 요청(64년12월24,26일)=비전투부대 파견과 관련,소부대라도 좋으니 65년 1월15일까지 월남에 도착하도록 한국정부가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그러면 존슨행정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함.(駐美한국대 사와 쿠퍼 美대통령 외교담당특보간 요담및 駐美대사와 윌리엄 번디 美국무부극동담당차관보간의 요담.) <공개된 주요문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