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박스] 여드름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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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만큼 환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피부과 질환도 드물다. 여드름이 피부 트러블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 청소년기엔 더욱 그렇다. 자아상을 확립하는 데도 나쁜 영향을 줘 대인관계가 불편하고, 심하면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청소년도 있다. 방학 때마다 피부과에 청소년 여드름 환자가 북적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드름의 대표적인 원인은 과다한 피지와 여드름 균이다. 스트레스나 호르몬 자극에 의해 대량으로 분비된 피지가 모공으로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소위 좁쌀 여드름이라고 하는 여드름이 생긴다. 이후 이차적으로 이 피지에서 여드름균이 증식되고 주위에 염증이 생기면 여드름의 색깔도 피부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뀌며 붉은 여드름이 생긴다. 상태가 더욱 진행돼 염증이 심해질 경우 주위의 정상 피부를 파괴시키면서 여드름 흉터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여드름 치료의 가장 큰 관건은 피지와 여드름 균을 줄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드름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 피부관리, 그리고 최근의 다양한 레이저 요법으로 나뉜다. 약물요법은 다시 여드름 균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생물질,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피지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이들 약물은 초기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치료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단점, 그리고 기형아 유발의 가능성 등의 부작용 때문에 최근에는 사용이 줄고 있다.

 스케일링으로 많이 알려진 피부관리는 모공 속에 쌓인 피지 덩어리(면포)를 피부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법. 피부과에선 여드름을 짜고 모공을 열어주는 약물을 바른다. 효과는 빠르지만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단점이다.

 레이저 치료의 대표주자는 스무스빔 레이저다. 레이저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여드름용으로 허가를 받았다.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피지선을 파괴시켜 피지를 줄여준다. 얼굴뿐 아니라 가슴·등 여드름에도 효과가 좋고, 치료효과가 1년 이상 오래 지속된다. 하지만 시술 후 몇 시간 동안 얼굴이 붉어지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

 최근 등장한 치료법이 광역동 요법(PDT)이다. 여드름 부위에 빛에 반응하는 광감작 물질을 도포해 피지선에 흡수시킨 뒤 광원을 쬐어준다. 피지선과 원인균을 파괴해 여드름을 좀 더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시술 후 48시간 동안 햇빛을 차단해야 하고, 3∼4일 정도 얼굴이 붓고 붉어지는 단점이 있다. 여드름 환자의 치료시점도 중요하다. 훗날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3년 이상 앓고 있는 환자의 95%는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잘못된 자가처치로 흉터가 생긴다. 따라서 여드름이 염증으로 인해 충혈되면서 붉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할 때는 치료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상주 원장(연세스타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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