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광>헝가리.체코.폴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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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사회주의 체제아래서 베일에 싸여있던 동구권 국가들을 여행하는맛은 각별하다.이데올로기에 짓눌려 숨을 죽였던 역사와 서민들의삶,문화의 향기들이 이제 자유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나 하루가 다른 변화와 활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서유럽 못지않은 문화적 자산과 역사의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반들거리지 않는 순박한 표정을 하고 있어 푸근한 삶의 향취 또한 덤으로 얻을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구 여러나라 중에서도 찬연한 문화유산으로 사랑받고 있는 헝가리.체코.폴란드 3국을 안내한다.
부다페스트는 「동부유럽의 파리」로 불리는 헝가리의 수도.인구2백만의 도시를 관통하는 다뉴브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지구로 나뉜다.우선 하얏트등 고급호텔이 몰려있는 번화가 바치거리는 서구의 어느곳 못지않은 화려함과 자유로움을 지니고 있어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거리를 가득 메우며 젊음을 발산하는 이곳 청년들과 어울리며 레이스.피리등 토산품을 파는 예쁜 기념품점및 분위기 있는 카페.옷가게 등을 둘러보는 재미도 좋다.
이곳에서 걸어 불과 10여분 거리에는 1896년 처음 국회가열렸다는 신고딕양식의 국회의사당이 런던 국회의사당과 매우 흡사한 위용과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감탄을 자아내는 벽화.조각상,장서가 그득한 국회도서관을 둘러보고 항상 국가 의 주요행사가열려 역사를 증언하고 있는 의사당앞 코슈트 라요슈광장에 서보자. 이곳에서 다뉴브강에 우아하게 걸려있는 체인브리지를 건너면 언덕 위에 중세 헝가리 왕들이 거주했던 부다왕궁을 만나게 된다. 현재 박물관.도서관들로 이용되고 있는 이 왕궁은 13세기 벨라4세때 지어진 것.
르네상스.바로크시대의 예술품과 헝가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아치형 창문,아라베스크 무늬가 화려한 돌기둥,건물곳곳을 장식하는 석상들이 장엄미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불과 5분거리에는 역대 왕들의 대관식을 거행했던 마샤시교회가 화려하고 힘있는 고딕양식을 보여준다.
하늘을 찌를 듯한 뾰족탑이 우뚝한 성전의 천장과 벽은 우아한성화등 정교한 예술품으로 가득차 있다.
성당 뒤에는 부다페스트의 상징으로 알려진 「어부의 요새」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끝이 뾰족한 지붕과 긴 회랑,아치형창문,곡선미와 조각이 돋보이는 돌기둥으로 된 이 요새에서는 부다페스트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한때 다뉴 브의 어부들이강을 따라 내습하는 적을 막기 위해 파수를 보았다 해서 이런 이름을 갖게 됐다.부다페스트에는 1백여 온천수영장이 산재해 이도시를 「건강의 도시」로 만들고 있다.특히 15세기에 지어진 키랄리 온천목욕탕은 바로크와 네오 클래식한 건축양식이 고풍스런분위기를 풍겨준다.
부다페스트에서 20여㎞ 떨어진 다뉴브벤트지역은 석회암의 낮은산들이 둘러 있는데 9~10세기 헝가리 건국의 무대가 됐던 곳.신석기.로마시대의 유적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의 센텐트레시는 야외연극.콘서트가 많이 열리는 곳이며동화를 연상케 하는 가옥들이 늘어서 흥미를 자아낸다.
부다페스트에서 약 60㎞ 떨어진 에스테르곰은 13세기까지 헝가리의 수도였던 곳으로 왕궁유적과 헝가리 최대의 대성당 바질리카가 있다.또 오스트리아의 국경 근처에 있는 도시 쇼프론(부다에서 2백10㎞거리)은 성벽에 둘러싸인 구시가가 독특한데 관광객들이 하염없이 걸으며 시간여행을 하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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