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휘자 바렌보임 시카고 심포니 떠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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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르헨티나 태생의 유대계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62)이 2005~2006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의 음악감독 직에서 떠난다.

그는 지난 19일 CSO 단원과 이사회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2006년으로 끝나는 자신의 계약 기간을 더 연장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은 점점 음악 외적인 업무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더는 이를 수행할 에너지도, 시간도 없는 것 같다"며 "심사숙고 끝에 이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털어 놓았다.

대부분이 기업이나 개인 기부금에 의해 운영되는 미국 교향악단의 경우 음악감독이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행사에 참석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회원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바렌보임은 현재 베를린 슈타츠오퍼 음악총감독을 겸임하고 있으며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는 4월 16일부터 5월 2일까지 빈 무지크페어라인에서 8회에 걸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 32곡을 완주(完奏)한다.

바렌보임과 시카고 심포니의 인연은 15세 때 시작됐다. 바렌보임은 시카고 오케스트라홀에서 피아노 독주회로 데뷔했다. 4년 후인 1961년 지휘봉을 잡기 시작해 69년 CSO를 처음 지휘했다.

75년 게오르그 솔티(1912~97)경의 뒤를 이어 파리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를 맡았고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을 거쳤다. 89년 솔티 경의 뒤를 이어 CSO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됐고 91년부터 음악감독직을 맡아왔다. 1891년 창단된 CSO는 97년 시카고 오케스트라홀을 개.보수해 시카고 심포니 센터로 단장하는 등 바렌보임 재임 중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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