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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뉴햄프셔에서도 美 변화의 바람 이어지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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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12면

세이무어 마틴 립셋(1992~2006) 교수는 미(美) 정치학회장과 사회학회장을 역임한 유일한 학자다. 저서 중에 미국적 가치의 기원과 영향을 다룬 『최초의 신생국(The First New Nation)』이 있다. 책의 제목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국들의 ‘대선배’라는 뜻을 내포한다. 사실 미국 정치의 전통은 대통령제를 채택한 국가들에 ‘기준’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장기집권을 나쁘게 보고 여야 간 정권교체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것을 바람직하게 보는 것은 미국 정치의 영향인지 모른다. 미국은 정치 선진국으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막상 미국 정치에는 뿌리 깊은 보수성이 발견된다. 로널드 레이건(1981~89) 이전까지 이혼남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었다. 가톨릭 신자인 존 F 케네디(61~63) 대통령 이전까지 ‘개신교를 믿는 백인 남자’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 요건이었다.

3일 아이오와주 민주당 코커스(당원대회) 결과는 흥미롭다. 흑인 버락 오바마 후보가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을 눌러 ‘최초의 여성 대통령’보다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조금은 커졌다.

8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개최되는 뉴햄프셔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공화당의 경우엔 모르몬교 신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지사가 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을 누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아이오와에서 승리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주 지사는 자금 열세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가 유리하다는 조사가 많다. 그러나 오바마의 바람이 이어질 경우 힐러리는 뉴햄프셔에서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는 힐러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종 결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힐러리는 여전히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그러나 힐러리와 오바마는 여성과 흑인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네거티브’ 공격을 이겨내야 한다. 반세기 전 가톨릭 신자인 케네디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남부유럽과 중남미의 가톨릭 국가들처럼 ‘가난한 독재국가’가 된다는 흑색선전이 나돌았다. 여자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고, 흑인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고 하는 얘기를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풍토는 선진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지난 주

5일 남미은행 공식 출범

▶이번 주

8~16일 부시 미 대통령 중동 지역 방문
12일 대만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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