右派 별도 교섭단체구성 선언 進退兩難에 빠진 무라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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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日총리가 사회당과는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나선 우파 의원 24명의 처리를 놓고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그대로 두자니 지도력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이탈자가 잇따라나올 것 같고 제명처분을 하자니 당이 완전히 분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야마하나 사다오(山花貞夫)前위원장등 신당추진 우파세력은 16일 신당준비위원회 총회를 열고 새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정식으로결정,사회당에 원내교섭단체 이탈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이들은 사회당을 탈당,신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당적을 그대로 지닌 채 일단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만 구성키로 했다.
사회당이 민주 리버럴세력을 모아 제3신당을 만든다는데 합의가이뤄져 있으므로 리버럴 세력의 신당 창당을 위한 전위부대로 새원내교섭단체를 만든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사실은 신당추진에 대한 지방조직의 반발을 무마하고 사회당내에서 이탈자를 계속 끌어내기 위해서다.
이에따라 17일 열리는 임시중앙위원회는 신당추진 세력의 별도원내교섭단체 결성을 인정하거나 신당추진 세력을 제명처분하는 양자택일을 해야하는 기로에 서게됐다.
무라야마총리와 그를 지지하는 좌파 세력은 일단 야마하나등의 행동에 대해 제명등 강경조치를 취하는 한편 신당 사키가케와 통일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모색하고 나섰다.
야마하나등이 이탈한다 하더라도 사키가케와의 연계 강화로 정권기반에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제명이라는 강경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여 이탈자를 극력 억제하겠다는 뜻이다.야마하나등의 행동을 계속 방치했다가는 총리의 지도력이 돌이 킬수 없을 정도로 손상을 입을 우려가 있는 탓이다.
그러나 사회당내 중도파들은 20명이상의 의원을 제명하는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더구나 당 내분 수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구보 와타루(久保亘)서기장이 이들의 행동에 이해를 표시하고 있다.
구보 서기장은 무라야마 총리가 제명등 강경조치를 고수할 경우이들을 제명한 뒤 당 분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기장에서 물러날 뜻을 비치고 있다.
서기장 사임이라는 카드로 사회당 좌파들의 제명처분 주장을 견제하자는 것이다.
구보의 사임과 신당 추진은 사회당을 완전히 양분시키는 한편 日 정국을 총선 정국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야마하나등이 좌파가 참여하고 있는 연정을 붕괴시킬지도 모르는 신당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은 선거구 사정,자민당과의 대립,사회당 소멸의 위기감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소선거구에서 자민당과 대결해야 하는데 거의 승산이 없다.따라서 사회당을 이탈,신진당과 협력하려는 것이 본심이다.또 이들을 지원하는 노조 세력이 자민당과의 연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들을 신당 추진으로 내몰고 있 다.
[東京=李錫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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