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숙 박사논문 94세계과학계 주요뉴스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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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식물의 자가수정(自家受精)거부현상」을 연구,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커버스토리를장식한 배현숙(裵賢淑.36.美펜실베이니아주립대)박사의 논문(中央日報 94년 4월4일자 보도)이 다시 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가 뽑은 「94년 세계과학계 톱뉴스」중의 하나로 선정됐다.최근 발행된 『디스커버』1월호는 천문.물리.지구과학.의학.기술.인류학.고고학 등 과학기술의 전분야에서 지난 한햇동안 이뤄진 75개의 걸출한 연구.개발.발견 등을 소개하면서,식물학 분야의 머리기사로 裵박사의 논문을 소개했다.
裵박사는 지난해 초 피튜니아의 꽃가루와 암술을 유전공학적으로변형시켜,식물의 자가수정(같은 꽃에서의 수술과 암술의 결합)거부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디스커버』는 裵박사의 이같은 연구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을 선정했다.이중 주요연구.발견 결과들을 골라 소개한다.
◇식물의 자가수정거부=모든 꽃들이 자가수정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꽃에서는 자가수정거부 현상이 나타난다.裵박사팀은 꽃가루가 암술을 향해 떨어지더라도 수정되지 않는 것은 결국 암술에 수정을 방해하는 무엇인가가 있으리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연구결과 피튜니아 암술 유전자의 「S좌위(座位)」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이 이같은 수정 방해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즉 S좌위가 만들어 낸 단백질이 자기 꽃가루가 날아들어오면 이를 인식,꽃가루의 유전자를 파괴함으로써 수정을 막는 것이다. ◇고래 네다리 동물서 진화,입증하는 화석발견=고래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어류가 아닌 포유류.그러나 영장류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포유류가 육상에서 네발생활을 하는데 반해 고래는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물속에서 살며,네발은 지느러 미로 변해 겨우 희미한 흔적만 남은 상태.따라서 학자들은 고래의 지느러미가 다리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추정만 했을 뿐 아직까지 「물증」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노스이스턴오하이오대의 한스 튜이슨교수팀과미시간대의 필립 진저리치교수팀에 의해 각각 파키스탄서 발견한 두개의 화석(「앰뷸로세투스」와 「로도세투스」)은 고래가 육상의네발동물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줌으 로써 진화의 중간단계를 메우게 됐다.약 5천만년전 주로 해변가에서 살았던 앰뷸로세투스는 고래의 원조(元祖)로 이미 발견된 바 있는 「메소니치드」와 유사하면서도 두개골.다리.꼬리 등이 육상은 물론 수상에서 생활하는 데도 용이하도록 진 화된 골격을 갖고 있었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 예측을 위한 태평양 수온탐지시스템(중앙일보 4월26일자 보도)=미국 해양학자들은 지난해 초 지구온난화와 환경변화를 감시하기 위해 태평양의 수온을 측정할 수 있는 거대 스피커를 하와이에 설치하는 작업(일명 A TOC프로젝트)에 착수했다.태평양은 지구의 열 저장고로 최근 지구온난화에따라 전반적으로 태평양의 수온도 역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태평양의 이같은 열용량 변화는 지구 곳곳의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태평양은 그 넓이가 워낙 방대해 일일이 수온을 잴 수없는 난점이 있는데 거대 스피커를 이용하면 이같은 난점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소리의 전파속도는 수온과 비례한다는 원리를이용,ATOC프로젝트는 하와이해변에서 거대스피 커로 음파를 쏜후 이를 수천~1만여㎞ 떨어진 캘리포니아 해변과 뉴질랜드 등에서 집음(集音)해 각 해역의 온도변화를 측정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 계획에 대해 환경론자들이 거대스피커에서 발생한 음파가 해양포유류의 생태에 영향을 끼친다 며 강력반발,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실정.
◇인류최고의 화석발견(중앙일보 10월4일자 보도)=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중부의 아라미스 지방에서 약 4백40만년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猿人)화석(「라미두스」로 명명)을 발견,학계를 흥분케 했다.이는 기존의 인류최고 화석으로 알려졌던 「루시」화석보다 약 1백20만년이나 앞선 것으로 인류와 원숭이의공통조상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원인 17명분의 두개골.턱뼈 등으로 다람쥐.박쥐 등의 화석도 화산재에쌓여 같이 발견됐는데 방사성동위원 소 측정결과 역시 같은 연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 보형물 부작용파문(중앙일보 10월28일자 보도)=미국의 다우코닝社 등 유방삽입물 제조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시술받고부작용이 나타난 전 세계 여성들에게 보상해주겠다고 발표,보형물의 안전성에 대한 파문이 일었다.보형물의 주 원 료로 이용된 실리콘 젤이 면역질환을 유발하고,암진단 등의 장애를 불러올 수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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