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모비스전에서 삼성의 박훈근<左>이 모비스 함지훈의 슛을 블로킹하고 있다. [사진=임현동 JES 기자]左>
엄동설한이지만 프로농구 삼성은 뜨겁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전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이상민과 이규섭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새 땜질용으로 나온 박영민 등 후보 선수들이 벤치를 데우던 열기를 코트에서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후보 선수들의 공격력은 그다지 세련되지 않았지만 강력한 수비로 상대를 쥐어짠다. 그 힘으로 삼성은 최근 KTF와 SK·동부·모비스에 4연승했다.
이날은 박훈근(9득점·3리바운드·3블록슛)이 주역이었다. 안준호 감독은 1쿼터 중반 이규섭의 컨디션이 좋지 않자 벤치에 앉아 있던 박훈근을 가리켰다. 박훈근은 용수철처럼 벤치를 박차고 뛰어나왔다. 34세인 박훈근은 이상민 다음으로 고참이지만 체면 따윈 필요 없었다. 그는 코트에서 어떤 신인 선수보다 정열적이다. 모비스의 수퍼 루키 함지훈은 억척스럽게 수비하는 박훈근을 뚫지 못했다. 평균 17점을 넣는 함지훈은 고작 3득점했고 리바운드는 1개에 불과했다. 함지훈뿐이 아니었다. 박훈근의 강력한 박스아웃에 모비스는 전반 리바운드를 4개밖에 잡지 못했다. 박훈근은 올해 22경기에서 모두 2개의 블록슛을 했는데 이날은 3개나 기록했다.
글=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