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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미 대선후보 경선 … 아이오와를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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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右> 전 아칸소 주지사가 1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지원에 나선 밴드 멤버와 함께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디모인 AP=연합뉴스]

 미국 아이오와는 1일 매서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선 열기로 뜨거웠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동시에 개최하는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두고 양당 후보들은 발이 닳도록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이들이 나타난 유세장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1000명이 넘는 곳도 많았다. 박빙의 승부가 전망되면서 후보들은 지지자들에게 “꼭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아이오와의 모든 지역 채널 저녁뉴스 시간대에 자신의 정견을 담은 선거 광고를 집중 배치했다.

 ◆민주당의 치열한 3파전=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자신이 7%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지역 언론 디모인 레지스터 여론조사 결과 외에도 또 다른 호재를 챙겼다. 군소 후보인 데니스 쿠치니 상원의원이 아이오와 지지자들에게 “2차 지지 대상으로 오바마를 고려해 달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지지자들에게 “꼭 투표장으로 나와 지지율 우위를 표로 연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오바마의 부인 미셸 오바마는 밤 11시에도 몰린 수백 명의 지지자들을 보고 “당신들은 모두 침대 속에 있어야 한다”며 “지금 기온이 화씨 3도(섭씨 영하 16도)밖에 안 된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말해주지 않은 게 틀림없다”고 농담해 좌중을 웃겼다. 또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워싱턴의 파당정치는 사라지고, 미국에 진정한 변화가 온다”고 열변을 토했다.

 수시티 예술센터에서 열린 유세에 모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은 열기가 뜨거웠다. 힐러리가 “변혁을 할 준비가 돼 있습니까, 전 미국인 의료보장에 대한 준비가 돼 있습니까, 이라크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습니까”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이 힘차게 따라 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힐러리·오바마와 3파전을 벌이는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1000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36시간 마라톤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 진영에 에너지가 충만하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 50센트로 올리고 노동법을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손질하겠다는 등 36개 공약을 쏟아냈다. 지지율은 24%(디모인 레지스터), 22%(CNN)로 다소 처진 3위지만 그를 얕볼 수 없는 건 2차 투표에서 그에게 몰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AP통신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두 번째로 선호하는 후보’ 문항에서 그를 고른 응답자는 30%로, 오바마(16%)· 힐러리(12%)보다 훨씬 많았다.

 ◆공화당의 허커비와 롬니 경합=마이크 허커비 전 주지사는 1일 밤 유명 영화배우인 척 노리스와 함께 디모인에서 네 차례 연설회를 했다. 서전트 블러프의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에게는 “(투표장에) 혼자 가지 말고 차에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가라, 밴이라도 빌려 가라”고 호소했다.

 미트 롬니 전 주지사는 존스톤 등에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유권자들과 함께 TV 미식축구 중계를 보는 등 피부 접촉을 강화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존스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담 후세인 체제가 붕괴된 뒤 이라크 내 갈등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준비가 덜 돼 있었고, 조직과 계획도 부족했다”며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했다. 이례적으로 부시 대통령과 거리를 둔 그는 허커비가 외교 능력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디모인(아이오와)=이상일 특파원



코커스 당원만 투표 프라이머리 일반인 참여

 Q: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는.

 A: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는 형식상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전당대회 대의원은 두 가지 방식으로 선출한다. 하나는 등록된 당원이 투표 자격을 갖는 코커스며, 또 하나는 일반 유권자가 직접 투표하는 프라이머리다. 현재 약 40개 주에서는 예비선거 방식을, 나머지 주에서는 코커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Q:왜 아이오와 코커스가 중요한가.

 A: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하는 아이오와 코커스는 ‘대세 몰이’ 때문에 중요하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는 주자는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1976년 무명의 땅콩 농장 주인 지미 카터 후보는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면서 기선을 잡아 대통령에 당선했다. 민주당이 72년 아이오와를 먼저 첫 경선지역으로 지정하자 76년 공화당도 따라 하면서 아이오와가 첫 판세를 결정하는 곳이 됐다.

 Q:코커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A:학교·교회·도서관 등 주별로 선정된 선거구 회의장에서 열린다. 양당에 등록한 당원으로, 대선일인 올해 11월 4일 만 18세가 되는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다. 오후 6시30분에 모이며 1시30분~2시간이면 끝난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방식이 다르다. 공화당의 경우 코커스 참석자들은 대선 주자의 공약 등을 들은 뒤 당에서 배포한 용지에 지지 후보 이름을 적어낸다. 그걸 집계해 승자를 가른다. 공화당은 코커스에서 1위를 한 사람에게 해당 주에 할당된 모든 대의원 표를 몰아주는 승자 독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민주당은 더 복잡하다. 민주당은 코커스에서 각 대선 주자가 확보한 대의원 수를 그대로 인정한다. 아이오와주의 경우 각 선거구에서 참석 당원들이 지지 후보별로 모인다. 그 숫자를 따져 득표율이 15%에 미달하는 대선 주자를 탈락시킨다. 그런 대선 주자를 지지한 사람들에겐 다시 후보를 선택할 기회를 준다. 2차 투표를 하는 것이다. 코커스는 인디언들의 부족회의를 일컫는 말이다.

최지영·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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