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골프>전속캐디 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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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92년 마스터스대회 우승과 美PGA상금왕(1백34만4천1백88달러)을 차지,세계적인 골퍼로 부상했던 프레드 커플스(35)가 최근 부상(副賞)으로 받은 승용차를 전속캐디에게 줘 화제가됐다. 이혼 후유증으로 2년여 가까이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커플스가 지난해 12월 7일 하와이에서 끝난 카팔루아 국제골프대회(총상금 1백만달러)최종일라운드 11번홀(파3.1백68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홀인원을 작성하는 기쁨과 함께 종합 11언더파 2백79타로 우승(상금 18만달러),2년만에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는 시상식에서 상금과 함께 홀인원의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 키를 오랫동안 동거동락했던 전속 캐디 조 라 카바에게『약속은 약속』이라며 흔쾌히 넘겨준 것이다.
커플스는 대회 첫날 11번홀을 지날때 홀인원 부상으로 내놓은승용차를 가리키며 오랜 자신의 부진으로 침울한 기분인 캐디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무심코『내가 홀인원을 기록하면 승용차를 주겠다』고 농담비슷하게 약속했던 것인데 현실로 나타난 것.
미국이나 유럽.일본에서 열리는 각종대회의 중계를 보다보면 커플스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프로들이 전속캐디와 함께 라운딩하고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현재 캐디라는 직업은 당당히 국제사회의 한 직종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골프선진국에서는 이제 프로캐디까지 등장,1년에 많게는 20만~30만달러에서 적게는 7만~8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는전문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속캐디들은 프로들과 매년 계약에 의해 수입이 결정되는데 보통 주급(週給)으로 받는다.이들은 대개주당(週當)5백~1천달러를 고정급료로 받으며 우승시에는 상금의10%정도를,2~10위 권에서는 상금의 5~8%를 별도 보너스로 받는 다.『프로의 세계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라는 말이있듯이 프로캐디도 경험과 능력면에서 프로골퍼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어떤 면에서 보면 프로골퍼보다도 힘들고 어렵다 할 수있다. 프로보다도 먼저 코스를 세밀히 답사,코스의 특성.코스의거리.그린의 경사도 등을 나타내는「야데지 북」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바람의 방향과 속도 등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라운딩 중 프로선수를 이끌며 조언할 수 있는 능 력이 있어야만프로캐디로서 각광 받게된다.
국내에서도 하나의 직업으로 정착되어 있는 캐디(Caddie)란 말은 본래 프랑스어 카데(Cadet)에서 유래되었다.1681년 영국의 제임스 2세가 클럽제작공인 앤드루 딕슨에게 클럽을메고 따르도록 한 것을 캐디의 시초로 보고 있는 데 당시는 「핸치맨(Henchman)」,즉「충실한 원조자」로 불렀다.18세기 중엽까지는 주로 소년들이 아르바이트로 캐디일을 했지만 캐디가 직업으로 인정되기는 골프규칙에「캐디」라는 용어가 처음 나온1775년으로 보고 있다.19세기 들어 클럽의 수가 늘고 캐디피(料金)가 본격화되자 어른들이 캐디로 나서게 되었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캐디의 프로화로까지 발전했다.
캐디의 프로화와 함께 전속캐디제가 등장,골프의 천국인 미국과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톱프로들에게는 보편화되어 있으며 가까운일본도 차츰 성행하고 있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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