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사 날짜.과목따라 큰差-접수마감된 전기대학 지원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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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95학년도 1백27개 전기모집 대학의 원서접수가 6일 마무리됨으로써 9일부터 세차례에 걸쳐 치러지는 입시를 향한 주사위는던져졌다.
본고사 실시 대학은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다시 한번의관문이 남았지만,그렇지않은 대학은 수능시험과 내신성적으로 이미사실상 당락은 결정돼 판정만 남은 셈이다.
본고사를 치를 수험생은 차분히 마지막 정리에,나머지 수험생은면접이나 실기등에 임할 준비를 가다듬을 때다.올 전기대 지원상황을 분석해본다.
◇소신.눈치 양극화=전기모집 접수마감 결과 상위권 수험생들은대부분 소신지원을 한 반면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은 눈치작전을 전개하는 예의 양극화 현상이 빚어졌다.
상위권 학생들은 2년째 시행되는 본고사및 복수지원체제에 상당히 적응,일찌감치 원서를 냄으로써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미리 선택해 그에 맞는 준비를 해왔음을 보여줬다.
수능성적 영역별 가중치나 본고사 반영비율등 외형상 변수도 많고 복잡한 입시제도를 나름대로 소화,최대한 활용했음을 보여주는대목이다.
반면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은 적성이나 장래를 크게 고려하지않은 채 막판 빈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여 접수창구가 북새통을 이뤘다.
소신지원 추세는 14년만에 부활된 본고사 준비 수험생층이 두터워졌다는 점,그리고 주요대학의 미달사태까지 빚은 지난해 하향안정지원 추세에 대한 반발이라는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金영일평가실장은『본고사를 대비해온 수험생은1백70점대 이상 고득점자는 물론 1백50점대까지에서도 소신지원,또는 상향지원 추세가 두드러졌다』면서『이는 소신지원이 가장확실한 입시전략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은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1.9대1에서 올해 2.3대1로 5년만에 평균경쟁률이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반전된 서울대의 경우 접수 이틀째부터 평균경쟁률이 1대1을 넘어섰다.
또 고려.연세.포항공대등의 주요학과 역시 대체로 일찍부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작년에 이어 이번입시에서도 이들 대학의 합격여부는 수능시험성적보다 본고사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진 만큼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한 합격선의 전망은 의미가 없어졌다.
◇본고사 변수=이번 지원에서 두드러진 또다른 큰 변수는 본고사였다. 본고사를 치르느냐의 여부는 물론 본고사 과목이 무엇이냐에 따라,또는 과목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지원규모가 크게 좌우됐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3과목에서 올해「국.영.수 필수,제2외국어.과학중 택1」4과목으로 과목수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4.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서창캠퍼스의 경쟁률이 2.7대1로 떨어졌고 전체경쟁률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본고사과목이 적은 연세대는 지난해 경쟁률 1.8대1보다 올 경쟁률이 상승했고, 본고사과목이 논술 1과목인동국대등은 경쟁률이 10대1안팎까지 치솟았다.
본고사 기피경향은 여학생 사이에서 두드러져 본고사를 치르지 않는 숙대가 5대1을 넘어서는 경쟁률을 보인 반면 본고사를 치르는 이대는 3.2대1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이밖에 성신여대10.8대1,상명여대 10.4대1,덕성여대 8.1대1등 모든 여대의 경쟁률이 치솟아 남학생과의 본고사 대결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였다.
◇입시일자 변수=복수지원 허용 2년째를 맞아 주요대학이 밀집한 13일 입시 72개대학의 경쟁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9일(24개대)과 17일(29개대) 입시를 치르는 대학들은 지난해에 이어 경쟁률이 급상승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상위권 대학으로 입시일이 13일인 서울대와 고려.연세대의 경쟁률은 3대1을 넘지 않았으나 9일이 입시일인 포항공대는 지난해에 이어 11.3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또 중위권대학으로 입시일이 13일인 서울시립대는 3대1의 경쟁률에 그쳤으나 입시일이 9일인 한성대는 24.7대1,세종대는14.2대1등의 경쟁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아주대.인하대 의예과가 엄청난 경쟁률을 보인 것도 이같은 맥락에 서 볼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안전판 마련을 위해 입시일자가 다른 대학에 안정지원,복수지원이 가능한 외국어.숭실.인하대등이 강세를 보였으나 허수(虛數)경쟁으로 2중 합격자가 속출할 경우이들의 처리가 숙제로 남게됐다.
◇기타=올해 신설대로 학부중심 특성화를 내건 한동대는 지원자격 제한에도 불구하고 12대1을 넘어서는 경쟁률을 보여 처음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이밖에 올해도 전년에 비해 경쟁률이 높았던 대학및 학과는 경쟁률이 낮아지고 낮았던 학과가 높아지는「해거리」현상은 되풀이 됐다. 미달사태를 빚었던 한양대와 이대의 경쟁률이 3대1을 넘어섰으며 학과간에도 경쟁률의 고저가 뒤바뀌는 해거리 현상이 나타났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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